▲ 중동 지역에서 군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도 유가가 크게 떨어진 것은 전기차 및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 성과가 뚜렷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원유 저장소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이란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와 비교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져 석유에 의존이 줄어드는 ‘에너지 전환’ 성과가 이를 계기로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관측도 제시된다.
AP통신은 26일 “중동 지역에서 벌어진 군사 충돌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최근 수 년 동안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현지시각으로 23일과 24일에 걸쳐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로 시작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더욱 높이는 요인이다.
그러나 국제유가는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동 정세가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도 유가가 가파르게 내린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증가한 데 이어 전 세계의 원유 수요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전기차 보급이 꾸준히 확대되며 휘발유 수요가 줄었고 태양광과 풍력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원자력 에너지의 비중이 늘어난 점도 유가 상승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약 25% 늘어나며 전체 차량 가운데 전기차의 판매 비중이 20%에 이른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집계 자료가 근거로 제시됐다.
작년 들어 신규 설치된 전력 발전 용량의 약 80%가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AP통신은 “에너지 기술 전환은 교통을 넘어 여러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며 “빅테크 기업들은 인공지능(AI) 분야에 원자력 에너지 수요를 늘리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에너지 전환이 계속될수록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에 전 세계의 의존이 낮아지면서 유가 하락을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AP통신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휘발유 및 항공유 수요 부진, 산유국의 원유 생산 증대도 최근 유가 흐름에 영향을 미친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