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 약 4개월 만에 급부상했다.
거래종목 확대와 국내 증권시장 활황에 힘입어 거래량과 거래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이사가 3월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열린 넥스트레이드 개장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금융투자업계는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이사가 거래량 규제를 어떻게 극복해낼지, 또 어떤 전략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지 주목한다. 넥스트레이드의 '넥스트 스텝'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6일 한국거래소(KRX)와 넥스트레이드의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넥스트레이드의 일일 정규거래량이 한국거래소(KRX)의 20%를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25일 기준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은 약 3억7400만 주, 한국거래소의 거래량은 약 18억1100만 주로 나타났다.
김학수 대표가 넥스트레이드 출범 당시 제시한 ‘3년 내 점유율 10% 달성’ 목표를 벌써 달성한 셈이다.
3월4일 출범 당시 10개에 불과했던 거래종목이 3월31일 796개까지 늘어났고, 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랠리를 보이며 거래량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대체거래소의 거래량 규제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대체거래소는 6개월 평균 거래량이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 거래량의 15%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 최근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과 거래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에서 “6월 들어 넥스트레이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4천억 원으로 한국거래소의 43%까지 늘어났다”며 “곧 거래정지와 매매종목 수시변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넥스트레이드는 25일 매매종목 정기 변경을 실시했다.
LG씨엔에스와 SAMG엔터 등 105종목이 새롭게 편입되고, SG글로벌과 퀀타매트릭스 등 112종목이 편출돼 총 거래종목은 직전 798개에서 791개로 줄어들었다. 다만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와 알테오젠 등 대형 종목들은 유지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선집행의무로 넥스트레이드로 거래가 쏠리고 있어 조만간 거래량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선집행제도란 증권사가 투자자의 주문을 가장 유리한 조건(최선의 거래조건)으로 집행해야 하는 의무를 뜻한다.
김학수 대표가 15% 규제를 지키기 위해 자체적 거래중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아울러 넥스트레이드가 낮은 수수료정책 외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적 노력을 기울여야한단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두 거래소의 수수료 차이가 소비자에게 체감이 갈 만큼 크지 않은데도, 넥스트레이드가 너무 큰 이득을 누리고 있다”고 했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보다 낮은 수수료 정책을 채택하고 있어 자연스레 주문을 몰아 받게 된다.
하지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에서 넥스트레이드 주식 매매 수수료율이 한국거래소보다 겨우 0.0005%~0.001%포인트 낮은 상황이라 일반 투자자의 체감은 크지 않다.
강소현·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의 최선집행기준은 가격과 수수료 중심의 단편적 구조”라며 “기관투자자의 전략적 수요와 거래 익명성 확보, 시장 충격 최소화 등 고도화된 거래 조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두 연구위원은 아울러 “증권사 간 시스템 운영 방식이나 별도지시 항목 활용에서도 실질적 차별성이 아직 제한적”이라며 “증권사 간 건전한 서비스 경쟁을 유도하고, 다양한 투자 유형과 거래 목적에 부합할 수 있게 하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