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리 사장이 확장현실(XR) 기기 '프로젝트 무한'을 오는 9월 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무한은 애플 비전프로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가벼운 무게와 인공지능(AI), 확장성, 가격, 착용감 등에서 경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오는 9월 말 확장현실(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플 ‘비전프로’의 실패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리 사장은 구글, 퀄컴과 협력을 통해 무한의 확장성, 인공지능(AI) 성능, 착용감, 가격 등으로 차별화를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오는 9월29일 프로젝트 무한을 최초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구글, 퀄컴과 미국 뉴욕 구글 캠퍼스에서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XR 언락’ 행사를 열고 2025년 프로젝트 무한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출시 시기가 알려지면서 삼성전자는 애플, 메타 등과 XR 헤드셋 시장에서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2023년부터 XR 기기 ‘비전프로’를 선보였으며, 메타는 2022년 처음으로 ‘메타 퀘스트’를 공개했다.
후발 주자로 XR기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리 사장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노 사장은 지난 3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서 “프로젝트 무한은 ‘시스루’가 되기 때문에 앉아서 가상현실을 경험하고 바깥의 환경을 이미지로 인식할 수 있다”며 “외부 상황에 맞춰 여러 기능들을 디스플레이로 보여주거나 AI로 서비스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제품의 차별점은 무게나 착용감도 있지만, 인터페이스가 더 자연스러운 음성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라면서 “멀티모달 인터페이스가 된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부연했다.
삼성전자는 애플 비전프로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은 것으로 파악된다. 비전프로는 오래 사용하기 어려운 무게와 비싼 가격, 낮은 확장성, 부족한 콘텐츠 등으로 사실상 실패한 기기로 평가된다.
당초 애플은 2024년 초 공개했던 비전프로 신제품의 목표 판매량을 100만 대로 잡았지만, 지난해 실제 판매량은 25만 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은 올해 초 순차적으로 비전프로 생산 중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무한은 비전프로와 비교해 가볍고 가격이 더 낮다. 또 퀄컴의 XR 기기용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XR2 2세대’와 구글의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XR’은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가능케 했다.
영국 IT매체 테크레이더는 지난 5월20일(현지시각) 열린 ‘구글 I/O 2025’ 행사에서 프로젝트 무한을 실착용 한 뒤 “헤드셋을 잠깐만 착용해 보았지만, 비전프로와 디자인 면에서는 비슷하면서도 프로젝트 무한이 훨씬 가볍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프로젝트 무한의 가격은 2천 달러(약 273만 원) 아래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비전프로의 가격이 3499달러(약 480만 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협력해 개발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은 사용자에게 새로운 확장성도 제공한다. 프로젝트 무한은 운영체제에 구글 포토, 유튜브, 크롬, 구글맵, 지메일 등 구글의 핵심 앱들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특히 프로젝트 무한의 구글맵을 경험해본 사용자는 “미국 뉴저지 애즈베리 파크 지도를 불러오라고 요청한 후 몰입형 뷰로 전환했다”며 “이는 마치 구글 어스와 같은 완전한 3D 렌더링으로 전환된 것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AI는 프로젝트 무한의 가장 차별적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 비전프로는 부족한 AI 기능으로 사용자의 비판을 받았지만, 구글 제미나이는 현재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지녔다고 평가된다.
테크레이더 측은 “지금까지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제미나이와 긴밀한 통합”이라며 “단순한 제어 도구가 아닌 AI 기반 렌즈를 통해 주변 세상을 관찰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제미나이가 진정으로 유용하고 흥미로운 기기라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구글, 퀄컴과 협력을 이어가며 ‘XR 스마트 안경’도 개발하고 있다. 프로젝트 무한은 움직이면서 사용하기는 어렵지만, 스마트 안경은 일상에서 착용하고 다니며 XR을 경험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 무한의 성공은 삼성전자에 혁신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다시 안겨줄 수 있다”며 “앞으로 스마트 글라스 경쟁에서도 삼성전자에 우위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무한에 거는 기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