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단가 경쟁력을 앞세워 닌텐도 스위치2에 적용되는 엔비디아 반도체 위탁생산을 수주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닌텐도 스위치2 하드웨어 및 게임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닌텐도 새 게임콘솔 ‘스위치2’에 탑재되는 엔비디아 반도체를 수주한 비결은 낮은 위탁생산 단가 덕분이라는 대만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TSMC 파운드리는 사실상 포화 상태인데다 가격도 비싸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만큼 8나노 수율을 안정화하는 데 성공한 삼성전자가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9일 “업계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스위치2 전용 반도체를 삼성전자 8나노 미세공정에 맡긴 점을 두고 세 가지 중요한 이유를 들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닌텐도가 최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스위치2는 역대 가장 뛰어난 초반 판매 성과를 기록하며 연간 2천만 대에 이르는 판매 예상치를 두고 있다.
자연히 스위치2 전용 프로세서 및 그래픽 반도체를 설계하는 엔비디아, 이를 위탁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스위치2 반도체 수주로 파운드리 경쟁력을 인정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는 가격 등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스위치2에 탑재되는 엔비디아 ‘테그라’ 칩 생산을 담당한 배경은 8나노 공정의 수율이 충분한 수준으로 올라왔고 단가도 저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TSMC의 4~5나노 파운드리 생산라인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가격도 꾸준히 인상되고 있어 물량 확보나 경제성 측면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원인으로 분석됐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엔비디아의 파운드리 단가 인하 요구를 거절해 삼성전자에 기회가 열렸을 것”이라며 “결국 실제 수익성보다는 상징성을 얻은 수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스위치2 전용 반도체 생산으로 파운드리 사업에서 뛰어난 성장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닌텐도가 스위치2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품 공급사들에 단가 압박을 강화한 점도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삼성전자 8나노 미세공정은 과거 엔비디아 RTX30 시리즈 그래픽카드에 활용됐던 기술이다.
엔비디아가 이미 해당 공정을 활용해 본 경험이 있는 만큼 스위치2 전용 반도체 생산을 맡기는 결정도 다소 수월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디지타임스는 당시 해당 제품에서 전력 효율과 발열 등 문제가 방생하면서 엔비디아가 결국 차기 RTX40 생산을 TSMC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대안으로 남을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TSMC가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 막강한 협상력을 갖추고 있어 고객사들이 필요한 물량을 정확하게 밝히도록 하고 추가 주문을 하려면 웃돈도 지불하도록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스위치2 반도체 생산을 계기로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다시 확대하는 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수율이 이전과 비교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차기 2나노 공정에서 TSMC를 대신해 대형 고객사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만큼 확실한 경쟁력을 증명해야만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TSMC가 이미 연내 양산을 계획중인 2나노 미세공정으로 대형 반도체 설계업체들의 위탁생산 물량을 대거 확보했기 때문이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에서 진정한 반등을 노리려면 엔비디아나 AMD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수주해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만 TSMC의 진정한 경쟁사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