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가 탈당을 선언했다.
야권은 탈당이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며 정계은퇴를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2일 성명자료를 내 “직전 당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안고 탈당한다”며 “당의 화평을 기대하고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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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현 새누리당 전 대표. |
이 전 대표의 탈당선언은 12월30일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박근혜 정부에서 당 대표, 정부 요직 등에 있으면서 대통령을 잘못 모신 책임자들은 1월6일까지 자진 탈당해야 한다”고 압박한 지 사흘 만에 나온 것이다.
친박인사들은 이 전 대표의 탈당선언이 있기 전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청원 최경환 등 친박계 핵심의원들은 1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모여 “우리가 잘못한 게 뭐냐”며 강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복심'이자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4.13총선 참패를 놓고 친박 책임론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치러진 8.9전당 대회에서 예상을 뒤엎고 당 대표에 올랐지만 박근혜 게이트 여파로 12월16일 당대표에서 사퇴했다. 당대표 취임 130일 만에 전신인 한나라당을 포함해 역대 대표 가운데 최단명을 기록하는 불명예도 안았다.
야권의 반응은 차갑고 싸늘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내어 “이정현 혼자 탈당해서 십자가를 지려는 것 같은데 한사람 탈당으로 인적쇄신은 택도 없다”고 꼬집었다.
양순필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이 전 대표는 마치 탈당이 정치적 책임을 지는 엄청난 결단이라도 되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며 “만약 이 전 대표가 박근혜 헌정유린에 일말의 책임감을 느꼈다면 벌써 오래 전에 의원을 사퇴하고 정계은퇴를 했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양 부대변인은 “이 전 대표가 모든 책임을 안고 가는 방법이 하나 있다”며 “서청원 최경환 김진태 등 수많은 악행을 저질러온 새누리당 의원들과 동반해 의원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과오를 탈색하기 위한 일회적 탈당쇼에 불과하다”며 “국민들에게 오래 전에 외면당한 새누리당 당적 버리기를 속죄와 참회라고 볼 수는 없다”고 힐난했다.
추 대변인은 “이 전 대표에게 조금이라도 책임지는 마음이 있다면 당장 정계를 떠나 검찰에 출두해야 할 것”이라며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압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