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미국에 총 2천억 달러 투자키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트럼프 투자 압박 거세질 듯
김호현 기자 hsmyk@businesspost.co.kr2025-06-13 09: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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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마이크론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기존 계획보다 300억 달러(약 40조8천억 원)를 더한 총 2천억 달러(약 272조 1천억 원)의 미국 투자를 결정했다.
이는 미국 정부의 추가 보조금 없이 진행하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추가 투자를 압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마이크론이 미국에 300억 달러(약 40조8천억 원)의 대미 추가 투잘를 발표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불리한 조건으로 투자를 압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마이크론은 12일(현지시각) 트럼프 행정부와 협의해 미국 내 반도체 설비 확충에 1500억 달러, 연구개발(R&D)에 500억 달러를 투자해 총 2천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약속했던 투자액보다 300억 달러 늘어난 것이다.
추가 투자는 마이크론은 아이다호 보이시에 두 번째 메모리 팹(생산시설)을 건설하고, 버지나아 매너서스에 있는 기존 제조시설을 확장하는 데 사용된다. 여기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시설 도입이 포함됐다.
마이크론 측은 이번 투자가 전체 D램 생산량 가운데 40%를 미국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300억 달러의 추가 투자가 결정됐음에도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금은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에 따르면 2억7500만 달러(약 3757억 원) 규모의 직접 자금 지원을 받는다고 밝혔지만, 이는 지난해 12월 확정된 바이든 행정부 시절 지원금과 동일하다.
마이크론의 대규모 현지 투자 결정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추가 투자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에 각각 370억 달러(약 50조5천억 원)와 38억7천만 달러(약 5조3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바이든 정부와 계약했다. 미국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투자금의 11~13% 수준의 지원금을 약속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법(CHIPS ACT)을 ‘과도하다’고 평가하며 반도체 보조금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비판해왔다.
마이크론의 사례를 봤을 때, 반도체 보조금에 부정적 입장을 유지했던 트럼프 행정부는 보조금 철폐와 축소보다 추가 투자를 압박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보조금을 축소하는 대신 추가 투자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 불리한 조건의 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