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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 승계 위해 2017년 지주사체제 전환할까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6-12-30 13: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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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정의선 승계 위해 2017년 지주사체제 전환할까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현대차그룹이 2017년 기존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거나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등 지배구조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 경제민주화법안 입법추진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승계작업이 더뎌진 탓에 지배구조개편과 함께 정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 순환출자 해소비용 부담, 지주사 전환 속도낼 듯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에 영향을 미칠 대표적인 법안은 기존 순환출자 해소를 강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현대모비스 → 현대자동차 → 기아자동차 → 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가 지배구조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배구조개편이 불가피하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순환출자고리는 모두 4개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제철’ 등이다.

주요 계열사들이 순환출자고리에 엮이면서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현대모비스는 4개 순환출자고리에 모두 포함되면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다른 계열사들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는 데 5조 원 이상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모비스 주가가 오르면 그 비용도 계속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면서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지주회사체제 전환도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면 현대모비스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해 현대모비스 투자회사를 지주회사로 세우는 방식이다. 분할비율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는 비용보다 현대모비스의 투자회사 지분을 확보하는 비용이 적다.

◆ 정의선, 승계자금 확보와 후계자 검증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면 정 부회장은 승계를 위해 현대모비스 또는 현대모비스 지주회사의 지배력을 높여야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6.96%와 순환출자고리를 통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배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단 한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현대차, 정의선 승계 위해 2017년 지주사체제 전환할까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차그룹 상장계열사 지분은 현대차 2.28%, 기아차 1.74%, 현대글로비스 23.3%, 이노션 2% 등이다. 비상장계열사는 서림개발 100%, 현대엔지니어링 11.7%, 현대오토에버 19.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당장 팔아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승계자금줄로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지분이 꼽힌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주력 계열사인 만큼 두 회사의 지분을 팔아 현금화하는 데 부담이 크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지분 가치는 모두 1300억 원 정도다.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가치가 1700억 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서 현대모비스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기에도 부족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체제 전환과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등의 가능성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정 부회장은 승계자금을 마련하는 일도 과제이지만 후계자로 인정을 받는 과정도 수반돼야 한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개편에 나설 경우 경영권 승계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정 부회장이 주주들의 인정을 받지 못할 경우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서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

정 부회장이 기아차 사장 등을 역임해 디자인 경영으로 능력을 보여주고 최근 들어 중국시장 공략 등 글로벌시장으로 활동무대를 넒히고 있지만 여전히 정몽구 회장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점에서 정 부회장이 주도해온 제네시스 브랜드가 2017년 해외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그 성과는 현대차그룹 후계자로서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심판대라고 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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