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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희토류 수출 통제에 '코로나급 위기' 전망, 현대차 공급망 역량 시험대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5-06-11 14: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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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희토류 수출 통제에 '코로나급 위기' 전망, 현대차 공급망 역량 시험대
▲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전기차 전시회 'EV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관람객들이 기아자동차 부스에서 관계자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발 희토류 수출 통제로 세계 자동차 업계가 생산 중단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현대자동차 또한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최근 희토류를 일부 비축해 두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수출 통제가 ‘코로나19’에 비견할 충격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공급망 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10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공급망 통제 여파가 2020년부터 벌어졌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중국의 공장 폐쇄 여파로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부품과 소재 공급이 크게 차질을 빚으며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차와 GM 등 완성차 기업도 코로나19 시기에 가동률 하락이나 생산 중단 등 타격을 입었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허가에 시간을 필요하다는 방식으로 통제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것이 코로나에 견줄 만큼 파급력이 크다는 것이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과 제련에 각각 70%와 90% 정도 비중을 차지한다.

익명의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뿐 아니라 와이퍼를 구동하는 모터를 비롯해 자동차의 모든 부품에 희토류가 들어간다”라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 정부는 현지시각으로 10일 관세와 수출통제를 비롯한 무역협상 기본 틀에 합의했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양국 정상이 논의를 앞둔 시점임에도 미국에겐 뚜렷한 ‘협상 카드’가 없는 만큼 희토류를 활용한 중국의 압박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씽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그레이슬린 바스카란 광물 안보 분석가는 CNN을 통해 “중국은 지금도 희토류를 일부 수출하지만 공급망을 유지할 만큼의 속도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중국 주재 미국상공회의소 또한 희토류 수입 신청이 밀려 있어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입장이라고 블룸버그가 11일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완성차 기업은 최근 희토류 품귀 현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할 처지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완성차 1위 기업인 마루티스즈키 또한 중국발 수출통제 여파로 전기차 생산을 목표치보다 66% 축소하기로 했다. 

현대차도 중국산 희토류 의존율을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라 영향권에 놓였을 공산이 크다. 
 
중국 희토류 수출 통제에 '코로나급 위기' 전망, 현대차 공급망 역량 시험대
▲ 2024년 4월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기차 전시회 'EVS37'에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전기구동장치 EDU 3-in-1이 전시돼 있다. 전기차 구동 모터와 인버터, 감속기를 하나로 묶은 부품이다. <현대차그룹>
현대차 관계자는 희토류 재고를 묻는 비즈니스포스트의 질문에 “전기차 모터는 현대모비스에서도 만드니 그룹사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며 뚜렷한 답변을 회피했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모터를 생산해 현대차와 기아에 공급한다.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평가해 운영 안정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함으로써 생산이 중단되지 않도록 적정 재고 수준을 관리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도 내놨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중국 당국으로부터 희토류 수입 허가 최종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확실한 대비책을 세우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급망 관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차량용 반도체가 동나던 시절 그룹 최고위층까지 매주 유럽, 미국 등지로 출장을 떠나 공급망 확보에 힘쓰며 차질을 최소화한 사례가 유명하다.

이번 중국 희토류 수출통제 사태는 또 한 번 현대차그룹에게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공급망 유지에 있어 코로나19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을 맞이한 셈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1~2월 한국에서 수입한 중국산 디스프로슘 물량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중 분쟁에 대비해 한국 업체가 미리 재고를 축적해 둔 것으로 풀이된다.

디스프로슘은 중국이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한 6종 희토류 가운데 하나로 전기차 모터의 영구자석에 필요하다. 

다만 이 물령을 현대차가 확보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포드와 GM, 스텔란티스 등 이른바 미국 ‘빅3’ 완성차 기업도 중국으로부터 희토류 수출 허가를 따냈지만 6개월 정도만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무역분쟁 상황 전개에 따라 변수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가 코로나19 당시부터 쌓은 공급망 관리 능력이 이번 중국발 희토류 수출 통제에 빛을 발한다면 미국과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뒷받침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빅3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수출 허가 여부에 생산 차질 피하기 어려운 상황 놓인다면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CNN은 자동차 업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희토류 공급 부족으로 앞으로 수개월 안에 광범위한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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