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사에 DDR4 규격 D램 공급을 예정보다 빠르게 축소하는 정황이 파악된다. 수익성이 높은 신형 반도체 중심으로 사업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DDR5 D램 홍보용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DDR4 규격의 D램 공급을 사실상 중단하는 데 속도를 내며 DDR5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차세대 반도체로 체질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1일 부품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대부분의 메모리반도체 모듈 업체들이 DDR4 물량 확보에 이미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구형 공정인 DDR4 기반의 메모리반도체 공급 중단을 사실상 앞당기고 있는 정황이 파악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6월 중 DDR4 규격 D램 수주를 중단한 뒤 연말까지 생산도 종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실제로 고객사들에 공급되는 물량은 벌써부터 크게 줄어들면서 DDR5를 비롯한 차기 규격으로 전환을 더욱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업은 DDR4 공급을 중단한 뒤 수익성이 높은 신형 메모리반도체에 역량을 더 집중한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와 AMD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활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 및 생산 투자에 자원을 집중하는 일도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에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공급 축소로 DDR4 D램 가격은 8Gb 기준 평균 3.3달러 안팎이었는데 최근에는 4.8달러까지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협력사는 디지타임스에 “더 이상 DDR4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며 기업들이 ‘패닉바잉’에 나서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디지타임스는 DDR4 D램의 가격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는 아직 DDR4 규격 메모리의 생산 중단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마이크론에 수혜로 돌아올 수 있다.
디지타임스는 “80~90%의 산업용 반도체 고객사들은 여전히 DDR4 D램에 의존하고 있다”며 “다수의 기업이 마이크론의 제품 사용을 승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중장기 관점에서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익성이 높은 차세대 규격 메모리 중심으로 체질을 전환하는 것은 성장에 더 유리한 선택으로 꼽힌다.
디지타임스는 창신메모리(CXMT)를 비롯한 중국 반도체 기업들도 DDR5와 HBM을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바꿔내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반도체 고객사들도 DDR4 규격 메모리 사용을 중단하고 DDR5로 전환을 가속화하도록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