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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픈블록체인·DID협회장 류창보 "금융시장 안정화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필요"

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 2025-06-10 14: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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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픈블록체인·DID협회장 류창보 "금융시장 안정화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필요"
▲ 류창보 오픈블록체인·DID협회장 겸 NH농협은행 디지털전략사업부 블록체인팀 팀장(사진)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짚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일각에서는 혁신이라고 말하는데 제가 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혁신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금융 안정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은행권 첫 공동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은행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류창보 오픈블록체인·DID협회장 겸 NH농협은행 디지털전략사업부 블록체인팀 팀장을 5월 말 서울 한 카페에서 만났다.

6월 대선 직전, 후보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언급하며 주목도가 높아진 상황이었던 만큼 류 협회장의 답변은 신중했다.

아울러 류 협회장은 답변 사이마다 ‘은행에서 바라보는 관점’을 잊지 않았다. 그는 경력 20년을 넘긴 은행원이다.

“은행권 사람들에게 ‘코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가 생각보다 큽니다. 저도 처음엔 이해하기 어려웠죠.”

은행에 오래 근무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의 중심에 섰는지 묻는 질문에 류 협회장은 이렇게 입을 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당선된 뒤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정책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관련 논의가 활발해졌고요. 다만 국내에서는 방향성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서 한 번 같이 잡아보자는 생각을 한 게 올해 3월입니다.”

이후 류 협회장이 몸담고 있는 사단법인 오픈블록체인·DID협회는 4월24일 KB국민·신한·우리·NH농협·IBK기업·Sh수협 그리고 금융결제원과 ‘스테이블코인 분과’를 신설하고 발행 컨소시엄 구성에 나섰다.

국내에서 은행들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스테이블코인 자체의 특성부터 짚었다.

테더나 서클처럼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가상화폐 가치를 1달러에 고정하기 위해 동일한 규모의 실물자산, 특히 미국 국채를 대량 보유한다.

“스테이블코인은 국채 수요를 늘리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에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과 국채 연계 논의가 활발해지기도 했죠.”

그리고 이에 따라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통화 시장에서 달러화 가치 하락을 막는 역할을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류 협회장은 이 흐름에 대응하려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라이제이션’이 진행돼 가고 있는데 최소한의 방어를 위해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은행 주도 컨소시엄과 관련해서는 ‘은행만’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추진 시작점에 은행이 안정적 사업자로서 존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조심스레 제기했다.

이는 실제 시장 흐름이기도 하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해 은행과 민간 합작법인(조인트벤처, JV) 형태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또 은행 주도 컨소시엄이라 해서 시장에서 이야기하는 ‘은행 기반 모델’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짚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방식은 ‘은행 주도형’과 ‘자본시장(민간) 주도형’으로 구분된다. 은행 주도형은 은행이 직접 발행 주체가 되며 시장 주도형은 핀테크, 블록체인 기업, 증권사 등 민간 사업자가 중심이 된다.

“은행권 발행이라고 하면 개별 은행이 직접 발행해야 하는데 그건 사실상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개별 은행 IT센터에 스테이블코인 처리 서버를 두고 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보안 문제도 있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비금융권 조인트벤처(JV) 등으로만 시작하면 안전성 관련 우려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은행 주도 컨소시엄도 따지자면 JV와 비슷한 형태죠. 하지만 주주가 은행이라고 볼 수 있으니 민간과 공공 사이 중간 형태로 안정성이 좀 더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오픈블록체인·DID협회장 류창보 "금융시장 안정화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필요"
▲  4월23일 ‘2025 오픈블록체인 정기포럼’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분과 발족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오픈블록체인·DID협회>

최근 해외에서도 은행권이 모여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유통하고 있는 ‘프로그맷(Progmat)’은 일본 3대 메가뱅크 미쓰비시UFJ은행(MUFG),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 미즈호은행이 주도해 설립했다.

미국에서도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이 공동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 협회장 역시 은행들이 모여 만든 스테이블코인 분과에서 해외 사례 스터디를 한 뒤 향후 나올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합작 법인 신설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류 협회장은 금융권에 속한 사람으로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시장을 오래 들여다봤다. NH농협은행에서 오래 근무하며 당시엔 생소했던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의 실명계좌 제휴를 이끈 인물 가운데 하나다.

이에 단순히 시류에 편승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주장하는 게 아니라 금융 실무 경험에서 비롯된 인식이라는 점이 답변에서 드러났다.

“해외 거래소에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하거나 운용하면 연 4~6% 등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흐름이 커지면 소비자들이 국내 은행에 예금할 이유가 적어지죠. 그럼 은행 기본 사업 구조인 예금과 대출 흐름이 끊어집니다. 이 관점에서 볼 때 국내 금융시장을 안정화하려면 일정부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죠.”

류 협회장은 다시금 안정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처럼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시장에서 자금이 흐르는 하나의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데 가깝고 혁신은 아닙니다. 그 새 흐름에 접점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며, 이를 위해 은행권 컨소시엄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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