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현 기자 hsmyk@businesspost.co.kr2025-06-09 15:40:28
확대축소
공유하기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계열사가 동반 부진하며 겪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사우스'와 '비핵심 자산 처분', 'B2B 사업 확대'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LG >
[비즈니스포스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악화된 경영환경에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과감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LG그룹은 미국과 유럽 등 기존 주요 시장 외에 인도, 동남아, 중동 등 잠재력이 큰 ‘글로벌 사우스’에 초점을 맞추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비핵심 자산은 처분하고, 구 회장이 미래 산업으로 꼽은 인공지능(AI), 바이오, 클린테크와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집중하며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재계 취재를 종합하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이달 초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인도네시아 합작 법인 ‘HLI그린파워’를 방문한 것을 두고 ‘글로벌 사우스’ 전략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글로벌 사우스는 제3세계 국가를 통칭하는 용어다.
전 세계에서 글로벌 사우스의 국내총생산(GDP)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2년 6%에서 2023년 12%까지 늘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9년까지 이들의 GDP 성장률이 연평균 6.3%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구 회장은 올해 2월 말 인도 벵갈루루와 뉴델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방문해 미래 전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LG그룹의 돌파구를 글로벌 사우스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2024년 가전, 배터리, 화학, 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들이 동반 부진하며 시가 총액이 40조 원 이상 줄었다. 국내 대기업 시총 순위에서도 SK그룹에 2위를 내줬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21년 약 13조9천억 원에 달했던 LG그룹의 합산 이자·세금 차감 전 영업이익(EBIT)은 2024년 5조6천억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2021년 8조6천억 원이었던 순이익은 지속 하락해, 2024년 3천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LG그룹에 새로운 수익창출원이 절실해진 것이다.
LG전자는 인도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법인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2428억 원, 순이익 1243억 원을 올리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순이익을 달성했다.
또 LG전자 사우디아라비아법인은 최근 현지 최대 B2B 유통업체 ‘셰이커’와 ‘LG 공조 솔루션스 데이’ 세미나를 열고 냉난방공조(HVAC) 사업 접점 만들기에 나섰다. 이는 최근 중동에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데이터센터에 냉각 시스템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