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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끼임 사망 사고 비난에도 '끄덕없다', 제빵사업 넘사벽 흔들 2군이 없다

이솔 기자 sollee@businesspost.co.kr 2025-06-05 14: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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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끼임 사망 사고 비난에도 '끄덕없다', 제빵사업 넘사벽 흔들 2군이 없다
▲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의 여파로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빵 수급난을 겪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SPC삼립이 경기 시흥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로 생산에 차질을 빚자 햄버거 빵을 납품 받는 햄버거 프랜차이즈까지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빵 공급선 다각화에 나섰지만 SPC삼립이 독보적 생산 규모로 시장을 과점하고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에서 햄버거 빵을 공급받는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수급난에 빠졌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햄버거 빵 입고 일정이 변경되면서 일부 매장에서 ‘리아 불고기’ 등 메뉴가 일시 품절됐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도 햄버거 빵 물량 부족으로 을지로4가역점과 서울시청점, 잠실학원사거리점, 용인성복점, 테스트키친 성수점 등 직영점 5곳의 영업을 중단했다.

KFC코리아가 운영하는 KFC는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에 빵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을 안내하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 햄버거 판매와 쿠폰 사용이 제한되며 경우에 따라 빵이 변경돼 제공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비케이알이 운영하는 버거킹은 5월 예정됐던 신제품 ‘오리지널스’ 출시를 6월 초로 연기했다.

이처럼 업계에 혼란이 큰 것은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SPC삼립에서 햄버거 빵을 공급받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양산빵 시장에서 SPC삼립의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맘스터치앤컴퍼니가 운영하는 맘스터치는 SPC삼립과 빔보QSR코리아에서 햄버거 빵을 공급받으며 현재 공급처를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맘스터치앤컴퍼니 관계자는 “국내에 햄버거 빵을 공급할 수 있는 생산 공장이 손에 꼽게 적다”며 공급처 확보가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롯데리아는 햄버거 빵을 SPC삼립과 롯데웰푸드, 중소업체 한 곳에서 공급 받는다. 같은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웰푸드가 있음에도 SPC삼립에서 함께 공급을 받는 것이다.
 
SPC 끼임 사망 사고 비난에도 '끄덕없다', 제빵사업 넘사벽 흔들 2군이 없다
▲ SPC삼립이 햄버거 빵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롯데리아 매장. <연합뉴스>

롯데GRS 관계자는 “공급선을 다양화하기 위해 SPC삼립에서도 햄버거 빵을 받고 있다”며 “이번처럼 수급 문제가 터졌을 때 한 곳에서만 공급을 받으면 여파가 크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금처럼 세 곳에서 받는 방식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롯데리아에만 햄버거 빵을 공급하고 있는 롯데웰푸드는 앞으로도 공급처를 늘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이번 사건 이후 최대한 생산량을 늘리려고 하지만 SPC삼립의 생산량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웰푸드가 제빵 2등 기업이지만 SPC삼립과 생산 규모 차이가 크다”며 “생산 투자를 갑자기 늘리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SPC삼립과 다른 제빵 기업들은 매출 규모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SPC삼립의 베이커리 사업부문은 2024년 매출 9156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웰푸드의 2024년 베이커리 사업부문 매출인 1234억 원보다 7배 이상 많다.

마찬가지로 햄버거 빵을 생산하는 빔보QSR코리아는 2024년 전체 매출 400억 원을 기록하며 큰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SPC삼립이 독보적 양산빵 생산 규모를 보이는 가운데 햄버거 빵 시장의 과점 체제가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노브랜드버거를 운영하는 신세계푸드는 햄버거 빵 전량을 SPC삼립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앞으로도 수급 전략에 변동은 없다고 밝혔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신세계푸드가 다양한 부문의 식품 사업을 하는 반면 SPC삼립은 대부분이 베이커리 사업”이라며 “SPC삼립이 햄버거 빵 시장에서 더 경쟁력 있다”고 말했다.

SPC삼립은 사업보고서에서 “제빵 사업은 초기 대규모 설비투자와 지속적 유지·보수 투자가 요구되는 장치산업”이라며 “제품 개발과 생산 과정에서의 높은 기술력과 노하우, 상온·냉장·냉동을 아우르는 전국적 유통·물류 가치사슬을 보유해야 하는 어려움으로 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높은 수준의 진입 장벽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PC삼립 시화공장에서는 5월19일 오전 3시쯤 50대 여성 노동자가 냉각 컨베이어 벨트에서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중에 기계에 상반신이 끼이는 사고로 숨졌다.

사고 이후 공장 전체 가동을 중단했던 SPC삼립은 2일 전체 라인 29개 가운데 사고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10개 라인을 제외한 19개 라인이 가동을 순차적으로 재개했다.

하지만 햄버거 빵은 가동이 중단된 라인에 포함돼 당분간 생산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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