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5-06-02 13: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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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할 사안이 거듭 발생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호소문을 내놓은 데 이어 댓글공작 의혹이 불거진 '리박스쿨' 논란도 김 후보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악재를 거듭 만나며 난감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후보가 2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제단에 분향·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보수성향 단체 '리박스쿨'의 댓글 여론조작 의혹을 두고 공방을 펼쳤다.
박찬대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회의에서 “김문수 후보가 리박스쿨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리박스쿨이 주관한 교육에는 유튜브 ‘김문수TV’가 협력사로 돼 있다고 하는데 김 후보는 이래도 리박스쿨을 전혀 모르신단 말인가”고 말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최근 '리박(이승만 박정희)스쿨'이라는 보수 성향 단체가 일명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이라는 팀을 구성해 김 후보 당선에 유리하도록 인터넷 여론 조작 활동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특히 매체는 리박스쿨 대표인 손효숙씨가 김 후보와 2018년부터 인연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전날 김 후보가 자유통일당으로 활동하던 시절 리박스쿨과 관련된 인물을 홍보했던 영상을 공개하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후보의 아들 논란이 불거지자 신빙성 없는 의혹을 제기했다며 반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선대위 상황실장은 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이재명 후보 아들 이슈나 유시민 작가의 부정적 이슈를 덮기 위한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도 1일 오후 경기 의정부에서 현장 유세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리박스쿨 관련 질문이 나오자 "그런 질문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그런 질문을 할 필요도 없다. 할 수도 없는 걸, 댓글 가지고 질문하는데 그런 질문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을 끊었다.
하지만 대선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김 후보가 댓글공작 작업을 펼친 것으로 의심되는 조직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논란이 불거진 만큼 득표율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더구나 윤석열 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며 예산을 확대한 늘봄사업을 매개로 댓글공작 의혹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리박스쿨 논란은 김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커 보인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2일 연합뉴스 뉴스포커스에서 “김 후보에게 유리한 댓글을 단 공작팀이 실제 존재했고 그 구성원들이 김 후보와 5년 전부터 연을 맺어온 인사였다”며 “국민들은 댓글 공작에 대한 혐오가 존재하는데 김 후보가 모른다는 말로만 넘어가기 어렵고 굉장히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 서울 종로구에 한 빌딩에 리박스쿨 사무실 간판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특히 리박스쿨은 교육부의 아이들 방과 후 프로그램에 강사를 제공하던 단체로 밝혀져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십알단' 등 과거 여러 의혹이 불거졌던 보수단체들과 달리 아이들의 교육 현장에 침투해 극우사상을 교육시키는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이날 연합뉴스TV 뉴스초점에서 “김 후보가 2020년 만든 기독자유통일당에 리박스쿨 소속의 4명이 들어가 공천을 받았는데 어떻게 무관하다고 할 수 있겠나”며 “기자들의 질문에 연관 없다고 명확히 못한 채 알고 모르는 게 뭐가 중요하냐고 대답하지 않았나”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이 극우 집회에서 입장문 대독 형태로 재차 김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것도 김 후보에게는 난감한 상황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5월31일 전광훈 목사 주도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집회에서 이동호 전 여의도연구원 상근부원장이 대독한 호소문에서 “오는 6월3일 투표장에 가서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몰아주시기를 호소드린다”며 “김 후보에게 투표하면 김문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이 나라의 자유와 미래를 지킬 수 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의 지지 호소문 소식이 알려지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시기 바란다”며 선을 그었다.
김 후보마저도 "윤 전 대통령께서는 이미 우리 당(원)도 아니고 탈당하시지 않았나“며 ”제가 논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거리를 뒀다.
윤 전 대통령 호소문 파장은 김 비대위원장의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추진으로 이어졌고 친윤(친윤석열)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김 비대위원장을 향해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며 당내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댜.
김 후보로서는 윤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이 짙어질수록 중도층 지지를 높이는 데 다시 한 번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전 대통령의 호소문을 두고 “국민들이 김 후보가 탄핵당한 사람, 내란을 일으켰던 사람, 극우 세력의 연합체구나라는 걸 보고 있다”며 “상식적인 대한민국 국민들이 민주당으로 역결집하는 현상이 일어나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