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 세 번째)가 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에서 청년들과 함께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대선 본투표 일정과 국민의힘 지지층의 특성, 국민의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 후보는 큰 격차로 승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뒤 유권자들을 향해 사전투표를 활용해 투표하는 게 효율적이라며 참여을 독려했다.
이 후보는 “사전투표와 본투표를 합친 최종 투표율이 제일 중요하다”면서도 “사전투표를 할 건지 본투표를 할 건지는 국민들이 각자 사정에 맞춰서 할 건데 가급적이면 사전투표 가장 많이 참여해주시는 게 시간 배분상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운명은 오로지 우리 국민들의 손에 달려있다는 점, 그리고 주권 행사는 결국 투표로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하셔서 투표를 통해 내란 세력에 엄중 강력 심판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언급한 ‘효율적 시간 배분’은 이번 대선 일정을 고려할 때 사전투표율이 높아야 최종투표율도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대선의 사전투표는 평일인 29일(목)과 30일(금)에 진행된다. 2022년 20대 대선 사전투표일은 3월4일과 5일이었는데 금요일과 토요일이었다. 2017년 제19대 대선 사전투표일도 5월4일과 5일로 목요일과 금요일이었지만, 5월5일은 어린이날로 휴일이었다.
대선 사전투표율은 2017년 제19대 대선 26.06%에서 2020년 제20대 대선 36.93%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엔 평일 이틀 동안 사전투표가 진행된다는 점 때문에 지난 대선 때보다 사전투표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천준호 민주당 선대위 전략본부장은 28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이번에 사전 투표가 처음으로 평일에 진행되기 때문에 이게 정말 어떤 변수가 될지 어떤 영향을 줄지, 긴장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층들의 사전투표 참여가 국민의힘 지지층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으로서 우려할 수 있는 상황으로 여겨진다.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이달 24~25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54.6%가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의 사전투표 참여 응답은 10.9%에 그쳤다. 총선 역사상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31.28%)을 기록한 22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170석으로 압승한 바 있다.
실제 민주당은 평일에 대선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상황에서 특수 고용직, 배달 라이더, 플랫폼 노동자 등이 투표에 참여하기 어렵다며 업계에 대선 본투표일을 휴뮤일로 지정하는 등 투표권 보장 방안을 강구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더구나 국민의힘 지지층들 사이엔 '부정선거론'이 퍼져 있고 특히 사전투표에 대한 의구심이 높다. 또한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60대와 70대는 직장인이 많은 30, 40, 50대보다 비교해 본투표 참여 의사가 강하다.
▲ 사전투표소가 설치된 서울 중구 소공동주민센터 주위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20대 대선 투표율 분석 결과를 보면 투표에 참여한 60~69세의 76.9%, 70~79세의 76.6%가 본투표일에 투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30대(30~34세 56.7%, 35~39세 58.4%), 40대(61.1%), 50대(67.7%)보다 약 10%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이다.
이에 민주당 쪽은 상대적으로 국민의힘보다 우세한 지지도를 보이고 있는 30~50대가 사전투표에 최대한 많이 참여함으로써 표 격차를 늘려주길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본투표인 6월3일이 화요일이라는 점 때문에 전날인 직장인들이 휴가를 떠나버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우려도 있다. 대선 전날인 6월2일에만 휴가를 낸다면 5월31일부터 대선일인 6월3일까지 나흘을 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은 재외국민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79.5%를 기록한 점을 긍정적 신호로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국민의힘에 분노한 유권자들의 표심이 높은 투표율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12시 기준으로 사전투표율이 8.7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20대 대선보다 1.59%포인트 높은 수치다.
윤호중 민주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27일 회의에서 “12·3 계엄과 내란 사태를 초래하고도 제대로 된 반성조차 없는 극우 내란 세력의 뻔뻔함이 산 넘고 물 건너야 하는 재외 투표소로 20만5268명의 재외국민을 이끌었다”며 “역대 최고로 축적된 분노한 민심이 폭발한 만큼 재외국민 투표의 동력을 사전투표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4~25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는 무선·RDD·전화면접(100%)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