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딥시크가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몇 시간 앞두고 주력 추론모델 'R1'의 공식 업데이트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이는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 규제로 받은 영향을 부각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딥시크와 엔비디아 로고.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주력 모델 ‘R1’의 첫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공개된 만큼 중국 인공지능 기술의 존재감을 알리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딥시크가 공식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소규모 시험 업데이트를 시작했으며 이용자 대상으로 테스트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딥시크는 주력 인공지능 모델인 R1에 업데이트를 적용했다. 공식적으로 이런 내용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1은 딥시크가 1월 글로벌 시장에 공개한 인공지능 모델로 전 세계 관련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중국 기업이 미국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규제 등 여러 제약에도 비교적 적은 투자 비용으로 빅테크 기업과 경쟁할 만한 수준의 기술력을 선보였다는 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곧 엔비디아 및 미국 빅테크 기업 주가가 딥시크 R1 공개 뒤 일제히 크게 하락하는 등 여파가 확산됐다.
딥시크는 R1 출시를 계기로 중국의 인공지능 대표 기업에 등극하며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현지 거대 IT기업과 맞먹는 영향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로 딥시크 서비스의 성능이나 활용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면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력을 바라보는 미국 등 경쟁 국가의 위기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블룸버그는 딥시크가 엔비디아의 자체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를 몇 시간 남겨둔 시점에 R1 업데이트를 발표한 데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에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인공지능 반도체 중국 수출 규제에 따른 타격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딥시크는 출시 직후부터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며 미국 인공지능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딥시크를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엔비디아 반도체 중국 수출 규제가 오히려 미국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꾸준히 강조해 왔다.
따라서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정부 차원에서 어느 정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딥시크가 엔비디아 콘퍼런스콜이 임박한 시점에 업데이트를 발표한 것은 결국 젠슨 황 CEO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을 담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시된다.
미국 규제에도 딥시크의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면 트럼프 정부의 인공지능 반도체 중국 수출 제재 정책에 당위성이 낮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젠슨 황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게 된 것은 사업에 큰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중국 경쟁사에도 반사이익을 주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