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켈리 창 대만증권거래소 국내기업상장부 부사장이 27일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증권거래소 관계자가 한국을 찾아 자국 밸류업에 대해 소개했다.
켈리 창 대만증권거래소 국내기업 상장부 부사장은 27일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연구원 등이 주최한 ‘밸류업 1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대만의 밸류업 정책 ‘파워 업’에 대해 언급했다.
파워 업 정책을 구상할 때 첫 작업은 대만 기업들이 직면한 '도전들'을 분석하는 일이었다고 켈리 창 부사장은 설명했다.
특히 주요 지표들의 도입 여부가 쟁점이었다.
켈리 부사장은 “주가순자산배율(PBR)을 도입할지 고민했다”며 “당시 대만 기업들의 PBR은 낮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라 말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대만 증시에서 PBR이 0~1배인 기업의 비중은 13%, 1~2배는 41%, 2~3배는 23%, 3배 이상은 23%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증시와 비교해 크게 저평가되지는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대만증권거래소는 PBR을 파워 업 정책에 포함시키고 주주환원 확대를 중요한 요소로 내세웠다.
켈리 부사장은 “파워 업 모범 사례 원칙들을 개정했으며 전용 사이트를 통해 파워 업 지표들을 체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파워 업 초창기, 대만증권거래소의 핵심 관심사는 지배구조 개선이었다.
켈리 부사장은 “지배구조 개선의 성과들을 꾸준히 체크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후에 중점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로 옮겨갔다.
켈리 부사장은 “이사회에서 여성의 비중 등을 높여가고 있으며 현재 혁신 산업에서 기업상장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소 1명의 여성 이사가 있는 대만 상장사 비중은 2020년 67.05%에서 2022년 72.37%, 2024년 86.13%로 늘었으며 2026년에는 10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사 전체 이사 가운데 여성의 비중도 같은 기간 13.3% -> 14.47% -> 17.98%로 늘어났다.
대만증권거래소는 올해엔 여성 이사의 비중이 33%에 미치지 못하는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ESG 공시를 내는 상장사들의 비중이 2015년 31%에서 2019년 39%, 2023년 72%까지 늘어났으며 올해는 10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켈리 부사장은 “그 결과 FTSE, MSCI 글로벌 기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대만증권거래소는 밸류업의 핵심인 시장과의 소통을 늘리는 데에도 소홀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켈리 부사장은 “대만 자본시장 회담 뿐 아니라 신산업 세미나, 중소기업 세미나 등을 다양하게 운영하면서 시너지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만 상장사들의 분기별, 반기별 공시의 합산 비중은 2020년 41%에서 2022년 48%, 2024년 58%까지 늘어났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