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로템이 차세대 무인차량 ‘셰르파’와 K2 전차를 중심으로, 미래 전장에 최적화된 무기체계 개발과 해외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현대로템 HR-셰르파 4세대의 조감도. <현대로템> |
[비즈니스포스트] 현대로템이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인전투체계를 앞세워 글로벌 방산 시장 공략에 나선다.
AI 기반 무인전투체계 시장은 첨단기술 발전과 군사 패러다임 변화에 힘입어 2030년 40조 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선점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국방부도 무인·자율화 체계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현대로템은 차세대 무인화 장비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방산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로템은 차세대 무인차량 HR-셰르파를 중심으로 미래 전장에 최적화된 무기체계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HR-셰르파는 현대로템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최신 주행보조시스템 기술 적용해 개발한 6륜 전기구동 무인 차량이다. 군인을 대신해 감시나 정찰, 전투, 부상병과 물자 이송 등 다양한 작전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평지에서는 최대 시속 30km, 야지에서는 최대 시속 10km 속도로 주행할 수 있다.
현대로템은 2021년 국내 최초로 셰르파를 군에 납품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성능이 대폭 개선된 4세대 모델을 공개했다.
현재 방위사업청은 육군본부 시험평가단 주관으로 현대로템의 HR-셰르파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Arion-SMET) 등 두 기체의 성능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HR-셰르파는 2020년 우리 군의 신속시범획득사업을 단독 수주, 군의 임무와 전투환경에 최적화하였으며 현재 4세대까지 성능 개선이 이뤄졌다”며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전동화 등 고도화된 기술력이 탑재돼 향후 국가 안보의 한 축으로 임무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차 분야에서도 무인화 기술 개발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2024년 11월 원격 주행과 자율 복귀, 실시간 사격제어 기능을 갖춘 K1 전차 무인화 기술 개발을 마쳤다. 전장 상황에 따라 기체를 원격으로 전환해 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완전 무인 전차는 아니지만 유인 전차를 무인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유무인 복합 운용체계의 핵심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주력인 K2 전차도 무인화와 전동화를 동시 추진하고 있다.
K2에는 △무인 포탑 △능동방호체계(APS) △드론 재머 △자율주행 기술 등 최첨단 기능이 탑재되고 있다.
▲ 현대로템이 K2 전차에도 자율주행 기술 등 최첨단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현대로템이 이처럼 무인전투체계 상용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현대전 양상이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 양상이 인명 피해 최소화, 소수 정예화, 초연결 네트워크 기반으로 변화하면서, AI 기반 무인 무기전투체계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세계 AI 기반 무인 무기 시장 규모가 2020년 5조8500억 원 규모에서 2030년 41조3500억 원으로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국방부도 무인·자율화 전투체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부의 드론, 로봇, AI 등 4차 산업혁명 기반 첨단 무기체계 개발과 무인·자율화 체계 도입을 위한 연구개발 예산은 2026년 7조1313억 원까지 확대된다.
현대로템이 보유한 무인차량, AI·자율주행 기반 첨단 무기체계 기술력은 국방부의 첨단전력화 정책과 직접 연계돼 있어, 향후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향후 전략 과제로 차세대 전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10년 안팎이 예상되는 프로젝트”라며 “인구 감소와 전투 인원의 생존성 향상을 위해 방산 부문의 무인화는 중장기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