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심 해킹'에 불안감을 느끼는 SK텔레콤 가입자 대상 경쟁업체 마케팅 전단지 그림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SK텔레콤이 해킹(불법 침입)을 당해 가입자들의 유심(가입자 인증 모듈) 정보 유출과 그에 따른 추가 피해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불안감을 느낀 SK텔레콤 가입자들의 경쟁업체로의 `이탈'(번호이동)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이 가입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단말기 보조금을 늘리면서 그동안 안정세를 보여왔던 단말기 보조금 시장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일부 유통망에서 `갤럭시S25'와 `갤럭시S25 플러스' 같은 최신 스마트폰이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 조건으로 공짜로 건네지고 있다.
28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하루에만 SK텔레콤 가입자 1665명이 번호이동을 통해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 사업자로 빠져나갔다. 4월 들어 번호이동을 통한 SK텔레콤 가입자 순감 수가 하루 평균 100명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 날 하루에만 16배 가량 증가했다.
같은 날 KT 번호이동 가입자는 1221명, LG유플러스는 444명 순증했다. 이 날 하루 전체 번호이동 건은 1만2872명에 달했다. 전 날까지는 하루 평균 1만명을 밑돌았다.
업계에선 전날(25일) 나온 SK텔레콤의 전 가입자 유심 무상 교체 발표가 오히려 가입자 이탈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에 이어 네이버와 카카오 등까지 SK텔레콤 이동통신을 쓰는 임직원들에게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및 유심 교체를 권유했다는 소식이 겹쳐지며 가입자들의 불안감을 부채질했다는 것이다.
경쟁 사업자들이 이 틈을 노려 SK텔레콤 가입자 빼오기 마케팅에 나선 것도 SK텔레콤 가입자들의 이탈을 부채질한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SK텔레콤의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권유 정책으로 국제로밍 서비스 이용 길이 막힌 가입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이런 상황은 예상됐으나 수치로 보여진 것은 이 날이 처음이다. 이런 흐름이 27일에도 이어졌는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일요일은 번호이동 전산처리가 안돼, 일요일 번호이동 요청 건수는 월요일 전산 처리 뒤에야 집계된다.
SK텔레콤이 가입자 이탈 방지 마케팅에 나서면서 사업자간 단말기 보조금 경쟁도 다시 불붙는 모습이다.
한 이동통신 업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26일 오후 SK텔레콤 쪽이 갤럭시S25 시리즈에 대한 보금을 70만 원 안팎에서 100만 원으로 30만 원 가량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갤럭시S25와 갤럭시S25 플러스의 출고가가 115만~135만 원인 점과 대리점이 수수료를 줄여 추가로 주는 것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최신 스마트폰이 공짜로 건네지고 있는 것이다.
`단말기 유통법' 폐지로 보조금 상한이 없어졌다. 김재섭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