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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성다이소 '매출 4조 클럽' 눈앞, 5천 원 균일가 '싼 게 더 좋다' 소비자 희구 초점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5-04-15 14: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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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성다이소 '매출 4조 클럽' 눈앞, 5천 원 균일가 '싼 게 더 좋다' 소비자 희구 초점
▲ 아성다이소가 패션, 뷰티, 건기식 등 품목을 대폭 확장하며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아성다이소 스타필드 수원점 뷰티용품 코너. <아성다이소>
[비즈니스포스트] 아성다이소가 매출 4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500원부터 5천 원까지 고민 없이 담는 가격’이라는 균일가 전략을 앞세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성비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균일가 정책의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납품업체들 사이에서는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맞추기 위해 마진을 최소화해야 하는 구조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유통 구조의 단순화와 소비자 만족에는 성공했지만 공급망 전반의 지속 가능성에는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가격은 균일하지만 그 이면의 목소리는 균일하지 않다는 점에서 균일가 모델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아성다이소의 실적을 종합해보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매년 흔들림 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성다이소는 지난해 매출 3조9689억 원, 영업이익 3712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14.7%, 영업이익은 41.8% 늘었다.

고물가 속에서도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며 실적 전반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매출이 증가하자 대량 생산과 유통 효율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가 작동해 수익성도 함께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아성다이소의 수익성 확대 배경으로 단연 ‘균일가’ 전략을 꼽는다. 물가가 꾸준히 오르는 가운데서도 다이소는 500원부터 최대 5천 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균일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가격 장벽을 낮춰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제품을 고를 수 있게 만들었고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를 형성했다.

실제 다이소 매장을 찾는 고객 상당수는 특정 제품 구매보다 전체 매장을 둘러본 뒤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여러 제품을 함께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 구매 품목 수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한 번 들르면 바구니가 꽉 찬다’는 소비자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균일가 모델은 매장 운영의 효율성도 높였다. 가격표를 일일이 변경하거나 행사에 따라 제품을 재구성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점포 관리가 단순해졌다. 이는 전국적인 빠른 출점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평가된다.

실제 아성다이소는 매년 오프라인 점포를 꾸준히 늘려왔다. 2021년 1390개였던 매장 수는 2022년 1442개, 2023년에는 1519개로 증가했다. 2024년에도 1500여 개 수준이 유지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성다이소는 앞으로도 점포수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특히 최근에는 소형 매장보다는 더 많은 상품을 선보일 수 있는 대형 매장 위주의 출점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아성다이소 '매출 4조 클럽' 눈앞, 5천 원 균일가 '싼 게 더 좋다' 소비자 희구 초점
▲ 아성다이소가 뷰티에 이어 패션까지 품목을 확대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있다. 사진은 아성다이소가 출시한 플리스와 패딩조끼. <아성다이소>

균일가 구조는 단가가 낮아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판매량 확보가 핵심이다. 다양한 상품군을 넓게 진열하고 한 매장에서 더 많은 소비를 유도하는 대형화 매장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가성비에 진열 효율까지 더한 ‘넓고, 싸고, 많이 파는’ 방식이 아성다이소의 오프라인 성장을 이끈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5천 원 이하 균일가 모델이 고착되면서 납품업체에 과도한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자재 값과 인건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도 정해진 가격 틀 안에 원가를 끼워 넣어야 하다 보니 현실적으로 물가를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유통 마진까지 고려하면 이익은 거의 남지 않는 구조이다.

아성다이소는 6단계 균일가 체계를 기준으로 제조업체와 가격 협상을 진행한다. 제조원가에 가격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가격에 제조원가를 끼워 맞춰야 하는 셈이다.

한 중소 제조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다이소 납품은 가격이 정해지면, 이후 물가가 오르더라도 사실상 가격 조정이 아닌 원가 절감을 통해 맞춰야 하는 구조라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성다이소에 납품 중인 업체 관계자가 입점을 고려하는 판매자에게 “실질적인 수익이 크지 않다”는 내용의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아성다이소는 원가 조사를 매우 철저히 진행한 뒤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납품가를 설정한다”며 “마진이 제한적인 구조인 만큼 입점 이후에도 기대만큼의 실적을 내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가격이 낮을수록 소비자는 웃지만 그 웃음 뒤에서는 납품업체들이 원가와 수익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균일가 모델이 만든 ‘가성비 신화’의 이면에선 공급망의 압박과 한계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소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다이소를 주요 거래처로 삼고 싶어 한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전국 150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대량 납품이 가능한 유통채널은 사실상 다이소가 유일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이소에 납품하면 단가가 낮아도 물량이 워낙 많아 인건비 등 고정비를 일정 부분 회수할 수 있다”며 “당장의 수익보다 생존을 위한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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