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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에 맞서는 뮤지컬영화 '라라랜드'의 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12-16 16: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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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도라'에 맞서는 뮤지컬영화 '라라랜드'의 힘  
▲ 영화 '라라랜드' 스틸이미지.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마법이 또 통했다. ‘위플래쉬’에 이어 국내 개봉한 신작 뮤지컬영화 ‘라라랜드’가 극장가에서 흥행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영화 ‘판도라’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와 엎치락뒤치락 순위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화제성에서 한발 앞선 것으로 보인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실시간 예매율에서 판도라가 1위에 올랐다. 원전 사고로 인한 재난과 사회시스템을 고발한 판도라는 시국과 맞물려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넘어섰다.

실시간예매율 2위에 오른 라라랜드도 누적관객 87만 명을 넘기며 장기흥행 채비를 갖추고 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와 ‘형’, 개봉예정작 ‘마스터’를 제외하면 한국영화 기세 속에서 외국영화로 유일하게 예매율상위권에 들었다.

라라랜드는 다소 이질감이 느껴질 법한 뮤지컬 영화인 데다 대중성이 높지 않은 재즈 장르를 내세운 점이 이채롭다.

2015년 개봉해 역시 재즈를 다룬 음악영화로 사랑을 받았던 ‘위플래쉬’ 차젤레 감독의 힘이 크다.

재즈 뮤지션과 배우를 꿈꾸는 두 남녀의 꿈과 열정을 그린다.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이 미모만큼이나 아름다운 춤과 노래를 선보여 다재다능함을 과시했다.

차젤레 감독은 고교시절 재즈 드러머를 꿈꿨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즈에 대한 식견과 애정은 전작 위플래쉬에 이어 라라랜드에서도 고스란히 확인된다.

뮤지컬 영화답게 수많은 곡들이 흐르는데 엠마 스톤이 부른 ‘오디션’을 비롯해 수록된 OST 다수가 영화 인기에 힘입어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타이틀 ‘라라랜드(La La Land)’는 영화 속에선 현실공간이지만 로스 앤젤레스 어딘가에 자리한 가상공간이다. 도시는 꿈을 좇는 청춘들에게 도전과 좌절의 무대인 동시에 탭댄스와 왈츠, 재즈를 망라한 황홀한 춤과 노래의 무대이기도 하다.

  '판도라'에 맞서는 뮤지컬영화 '라라랜드'의 힘  
▲ 다미엔 차젤레 감독.
영화는 올해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으로 개봉돼 평단의 호평을 받은 데 이어 골든글로브 7개 부문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내년 초 열릴 아카데미 작품상 등 주요 부문에서 수상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내 개봉 이후 영화 관련 게시판에도 ‘인생영화다’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싶다’는 등 호평이 압도적이다. 개봉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네티즌이 꼽은 올해의 외국영화 1위다.

‘비긴 어게인’ ‘위플래쉬’ 등 해마다 음악영화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는데 사실 이런 영화들을 잘 설명할 길은 없다. 모든 영화가 그렇지만 특히 음악영화는 직접 보라는 것 외에는 별 도리가 없는 듯하다.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이 분한 세바스찬과 미아는 열정과 약간의 재능 외에 가진 것 하나 없는 가난한 청춘이란 점에서 공감과 위안을 주기에 충분하다. 영화적 서사로는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답지만 영화 바깥의 현실은 썩 그렇지 못하다.

감독이 라라랜드를 가상의 공간으로 설정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깨어나면 신기루에 불과한 마법인들 어떠랴. 팍팍하고 고단한 삶에 잠시나마 위로와 응원이 된다면야 그것으로 또 족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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