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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균 동부대우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동부그룹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글로벌 워크숍'에 참석해 특강하고 있다. |
최진균 부회장이 동부대우전자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직원들에게 목표의식을 요구하고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없애고 있다. 여기에 혼이 담긴 제품을 개발할 것을 강력히 주문한다.
최 부회장은 22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최 부회장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동부대우전자의 부활을 위해 지난 5월 영입했다.
◆ “효율성 개선 위해 처벌도 감수해라”
21일 동부대우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임원들은 최근 목표달성에 실패할 경우 처벌을 받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했다. 이는 최 부회장과 임원들이 ‘글로벌 워크숍’에서 함께 논의했던 내용을 실천으로 옮긴 것이다.
최 부회장은 지난달 동부그룹 인재개발원에서 글로벌워크숍을 진행했다. 그는 직접 특강에 나서 창의적 ‘동부대우전자 웨이(Way)’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여러 차례 효율성을 강조했다. 최 부회장은 “회사의 존재 이유는 수익을 내 개인, 사회, 국가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며 “동부대우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저비용고효율 구조로 바꿀 때까지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이 효율성을 강조하는 것은 취임 당시부터 예상됐던 일이다. 김준기 회장은 지난 5월 동부대우전자의 수장을 갑자기 교체했다. 외형확장보다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김 회장의 뜻이 반영된 인사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0.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매출을 1조7585억 원이나 올리고도 영업이익은 18억9300만 원 밖에 내지 못했다.
최 부회장은 이런 비효율적 구조를 바꾸기 위해 낭비를 없애고 과학적으로 사고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직원들 앞에서 과거의 실수를 낱낱이 지적하며 “가전업계는 모든 프로세스에 낭비가 없어도 이익률이 5%를 넘기기 힘들다”며 “프로세스를 기본부터 바꾸자”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대표 시절에도 외형확장보다는 사업 구조조정이나 원가절감 등 내실경영에 주력해 만년적자였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2007년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한 경험이 있다.
◆ “혼이 담긴 제품 만들자”
최 부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동부대우전자의 혼이 담긴 제품’을 만들어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동부대우전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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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그러면서 동부대우전자의 벽걸이형 드럼 세탁기를 예로 들었다. 그는 “누가 보더라도 동부대우전자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동부대우만의 정체성을 가진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과거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의 프리미엄전략을 이끌며 글로벌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그는 이런 경험을 살려 최고의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최 부회장은 섣부르게 다른 분야에 진출하는 것보다 기존에 동부대우전자가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에 더욱 주력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기존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최 부회장의 이런 경영방침은 동부대우전자의 TV 출시가 뒤로 미뤄진 데서도 확인된다.
동부대우전자는 애초 6~7월 풀HD LED TV를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10월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이 제품은 동부대우전자가 지난해 동부그룹에 인수된 후 처음으로 내놓은 자체 개발 제품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최 부회장이 5월 취임한 이후 TV 신제품 출시를 미루고 재검토에 들어갔다. 동부대우전자는 TV출시를 연기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완벽한 제품을 내놓으려는 최 부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