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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환 SR대표(가운데)가 SRT 운행 첫날인 9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 승강장에서 부산행 첫열차를 환송하고 있다. <뉴시스> |
수서발고속철도가 첫 운행을 시작하며 철도도 경쟁시대가 열렸다.
철도 민영화 논란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안착할지 주목된다.
수서발고속철도(SRT)가 9일 오전 5시 공식적으로 운행을 시작했다. 2011년 5월 공사시작 5년7개월만이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KTX와 서비스 및 가격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가격은 SRT가 평균 10%가량 낮은 수준에서 책정됐다. △수서~부산 5만2600원 △수서~광주송정 4만700원 △수서~목포 4만6500원이다. SRT 특실요금은 기준운임에 45%가 추가된다. 수서~부산 7만6300원, 수서~목포 6만7400원이다.
승차권 예매 등도 SRT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승무원 호출서비스, 넓은 좌석 간격, KTX보다 8배 빠른 와이파이서비스 등 차별적인 서비스도 도입됐다.
SRT는 코레일 자회사인 ST가 운영한다. 코레일이 자본금 50억 원을 출자해 49%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독립법인이며 김복환 대표를 비롯해 코레일 출신들이 대거 이동해 있다.
SRT는 개통이 이뤄지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을 겪어왔다. 코레일노조가 2013년 철도민영화 시도를 반대하며 당시까지 최장 기간이었던 23일간 파업하기도 했다.
철도 이용자, 특히 강남권 거주자 입장에서 SRT 개통은 반가운 일로 평가된다. 독점운영 체제가 깨져 운임과 서비스 경쟁도 기대해볼만하다.
하지만 사실상 모회사와 자회사의 경쟁이란 점에서 실효성이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SRT 개통에 맞춰 KTX도 적자를 이유로 폐지했던 레일마일리지를 부활시키는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서울‧용산역에 집중됐던 승객이 분산되는 효과도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운행편수가 줄어드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KTX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제살 깎아먹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저비용항공사들도 SRT 개통으로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서울~부산, 서울~목포 등 주요 노선에서 가격과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복환 대표는 “KTX보다 저렴하면서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승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 고객의 선택을 받는 SRT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충남 천안 출생으로 조치원역장과 서울역장, 코레일 기획조정본부 정책협의팀장, 경북본부장을 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