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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청문회 질타에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 약속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12-06 17: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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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의 해체를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6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여기서 말씀드리기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미래전략실에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조심스럽지만 없애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청문회 질타에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 약속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하여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이 “이 부회장 주위의 참모들이 쓴소리를 하지 않아 삼성그룹이 어려움에 빠지게 됐다”며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는 이건희 회장의 약속을 이 부회장이 실천해달라”고 촉구한 데 따른 답변이다.

이 부회장은 “그는 미래전략실이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만들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유지한 조직이라 쉽게 결정할 수 없다고 주저하면서도 결국 이런 답변을 내놓았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박근혜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계속 도마 위에 올랐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미래전략실은 상법상 제도적인 조직이 아닌데 그룹을 지배하고 장악하고 있다”며 “이런 조직을 계속 내버려둘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참고인으로 나와 “삼성그룹 의사결정은 이사회가 아닌 미래전략실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미래전략실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으려 하고 사업을 위해 무리한 판단을 하거나 심하게는 불법적인 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 전에 이뤄진 옛 삼성물산 자사주 매각 결정과 관련해 “미래전략실 임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자사주 매각을 강력하게 권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합병, 최순실씨 모녀의 승마활동 지원 등 중요한 의사결정이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차원에서 기획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재용 부회장을 향해 “삼성 갤럭시노트7 사태의 근원은 미래전략실이었다”며 “아이폰 출시 전에 낸다는 게 미래전략실에서 결정이 내려졌고 계열사는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미래전략실의 손이 청와대에도 미쳤다”면서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청와대 등 권력실세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은 "삼성그룹이 전략기획실 해체 및 차명계좌 실명 전환 등을 약속했는데 그 약속 지켰느냐"고 이 부회장에게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이 "약속을 지키시려고 방법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시던 중에 갑자기 와병으로 타이밍을 놓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전략기획실에서 미래전략실로 이름만 바뀌었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부회장은 미래전략실이 일련의 의사결정을 주도했다는 지적에 대해 “창피하고 후회되는 일이 많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이 부회장에게 최순실씨를 언제 어떻게 알게 됐는지, 삼성전자가 최씨 모녀의 승마활동에 거액을 지원한 사실을 보고 받았는지 등을 캐물었다.

이 부회장은 “적절치 못하게 지원한 건 인정한다”면서 “미래전략실에서 실장과 팀장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문제가 되고 난 뒤 보고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또 삼성물산 합병 문제가 왜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의혹이 생겼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사죄하고 싶다”며 “추진하는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했어야 했다”고 대답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합병 관련해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하지 않았죠?”라고 재차 따져묻자 “예”라고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의원들은 이 부회장이 여러 의혹에 대해 제대로 답변을 내놓지 않자 최지성 미래전략실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의 임의출석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당장 답변 드릴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며 "논의해 보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이 부회장은 미래전략실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저 자신을 비롯해 체제를 정비하고 더 좋은 기업,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말하기도 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이건희 회장 시절인 1998년 구조조정본부로 출범해 전략기획실로 명칭이 바뀌었고 2008년 삼성특검으로 사회적 물의가 빚어지자 해체됐다. 그뒤 2010년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2010년 미래전략실로 부활했다.

미래전략실은 박근혜 게이트 검찰 수사에서 2차례 압수수색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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