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지노업계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일본이 카지노 설립을 허용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 카지노가 설립되면 파라다이스와 GKL 등 카지노기업들은 고객을 일본에 뺏길 수 있어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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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중의원 내각위원회는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합법화하는 ‘카지노 해금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일본 정부여당은 이번 임시국회 기간인 14일까지 이 법의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카지노 허용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법안을 발의한 초당파 의원모임 ‘국제관광산업진흥의원연맹’의 최고고문을 맡았으며 이전에 싱가포르 카지노시설을 시찰하며 “카지노가 일본 성장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적이 있다.
국내 카지노업계는 일본 카지노 허용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지노산업은 주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일본과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내 카지노산업이 중국 관광객 수요에 기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지난해 국내 16개 외국인 카지노 입장객의 절반 이상인 55%가 중국 국적이었다.
최근 들어 사드배치 갈등으로 중국 관광객은 감소하고 있다. 7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91만 명이었는데 8월 87만 명, 9월 72만 명, 10월 68만 명으로 계속 줄었다. 중국 정부가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숫자를 20% 줄이라는 지침을 내린 사실도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은 위협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카지노업계의 성장 가능성을 다시 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HSBC는 1일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경우 중국 정부 규제강화 리스크에 노출돼 있고 일본 카지노 합법화는 장기적으로 위협요소”라고 분석했다.
만약 일본이 오픈카지노(내국인카지노)를 설립할 경우 일본 고객수 감소는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본은 오픈카지노 설립을 염두에 두고 강원랜드를 참고사례로 꾸준히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은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추진하고 있지만 추후에 내국인 입장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카지노산업에서 일본인은 중국인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VIP고객의 드롭액(게임 투입금액)은 중국보다 일본이 오히려 많다.
최근 일본인 관광객이 엔화강세 효과로 두드러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 중국 관광객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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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
이런 상황에서 일본 카지노 고객을 일본 국내에서 소화할 수 있는 내국인 카지노가 들어서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카지노 등장은 싱가포르 카지노 확대나 태국 카지노 허용과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한중일 카지노 고객의 수요를 일본과 나누게 돼 국내 카지노 산업 성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당장 일본 카지노가 세워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법안이 통과된다 해도 현행 형법상 카지노를 도박죄에서 제외하는 특례를 만들어야 하고 카지노 운영규칙 등 법제화 과정도 필요하다.
아베 총리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이전까지 카지노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때문에 2017년 4월 문을 여는 국내 최초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에 관심이 쏠린다. 개장 초기에 시장을 선점해야 선발주자로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파라다이스시티는 최소 2020년까지 동북아 지역에 경쟁자가 없어 장기적으로 성공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매출 안정화 속도는 생각보다 느릴 수 있어 2017~2018년 실적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