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이사회의 첫 여성 의장 시대를 열였던 권선주 사외이사가 오는 3월로 임기를 끝낸다. 현재 사외이사 7명 가운데 권선주 이사를 포함한 6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 KB금융지주가 양종희 회장 취임 2년차인 올해 사외이사 7명 가운데 6명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관심을 끄는 것은 조화준 사외이사의 연임 여부다.
조화준 이사가 재선임되면, 권선주 현 의장에 이어 KB금융의 2번째 여성 이사회 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3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다음 주 설 연휴가 끝나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군을 추리는 작업을 본격화한다. KB금융은 해마다 2월 초 전년 이사회 평가 결과를 보고한 뒤 새로운 후보 추천 등을 통해 이사진 윤곽을 가린다.
KB금융은 올해 3월 이명활 사외이사 1명을 제외한 사외이사 6명의 임기가 끝난다.
이 가운데 권선주 이사회 의장과 오규택 이사는 사외이사 최대 임기 5년을 모두 채웠다.
이에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임기 2년차 이사진 교체 폭과 더불어 공석이 되는 이사회 의장 자리를 누가 채울지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가운데 임기가 제일 오래된 사람이나 연장자가 맡는다.
현재 KB금융 사외이사로 보면 조화준, 여정성, 최재홍, 김성용 이사 등 4명은 연임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 가운데 가장 연장자는 조화준 사외이사다.
조화준 이사는 1957년생으로 여정성(1960년생) 최재홍(1962년생) 김성용(1966년생) 이사보다 나이가 많다.
사외이사 임기로 보면 최재홍 이사가 가장 선임자다. 최 이사는 앞서 2022년 3월 KB금융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조화준 이사보다 1년 더 앞선다.
다만 2008년 지주 출범 뒤 KB금융의 역대 이사회 의장을 살펴보면 외국인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사외이사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의장을 맡았다. 지주 설립 초반인 2010년에는 그 해 신규 선임된 이경재 이사가 의장을 맡기도 했다.
당시 함상문 이사가 이사진에 더 먼저 합류해 임기가 오래됐지만 이경재 의장이 연장자였다.
KB금융지주 이사회규정 제6조에서는 정기 주주총회 뒤 첫 이사회에서 임기만료로 의장이 없으면 사외이사 가운데 연장자가 임시 의장을 맡도록 정하고 있기도 하다.
▲ 조화준 KB금융지주 사외이사.
조화준 이사가 올해 재선임돼 이사회 의장까지 맡게 되면 권선주 현재 의장에 이어 KB금융의 2번째 여성 의장이 된다.
KB금융은 양종희 회장 시대 첫 여성 이사회 의장을 선출한 데 이어 그 계보를 이어가는 기록을 남길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조 이사는 회계학 석박사 학위를 보유한 재무전문가이자 KT그룹 출범 뒤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인물이다.
여성 이사로 다양성 외 사외이사의 전문성 확보 측면에서도 무게를 보태고 있다. 조 이사는 현재도 이사회 안에서 감사위원장, 리스크관리위원 등을 맡고 있다.
조 이사는 경기여고와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인디아나대 대학원에서 사회학과 회계학 석사, 회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KT 자금·IR담당, BC카드, KT캐피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2014년 KT캐피탈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 뒤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감사, 풀무원 사외이사 등을 지냈다.
KB금융은 지난해 양 회장 체제 첫 이사회에서 지주 출범 뒤 첫 여성 의장을 선출했다.
권선주 의장은 2016년 기업은행장을 맡아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을 역임했다. 2020년 KB금융 이사진에 합류한 뒤 2024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뽑혀 다시 한 번 최초 기록을 썼다.
KB금융은 당시 권 의장 선임을 알리면서 “여성 이사회 의장 탄생은 KB금융의 지배구조 선진화와 이사회의 다양성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KB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중장기 전략인 ‘KB 다이버시티 2027’의 핵심인 다양성과 포용성 문화 확산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해마다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하고 주총 뒤 첫 이사회에서 호선 방식으로 의장을 선출한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