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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AI 반도체 규제가 트럼프 '협상카드' 되나, EU의 빅테크 독점 제재 완화 요구할 수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5-01-15 1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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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AI 반도체 규제가 트럼프 '협상카드' 되나, EU의 빅테크 독점 제재 완화 요구할 수도
▲ 미국 트럼프 정부가 출범 뒤 바이든 행정부의 인공지능 반도체 규제를 무기로 삼아 유럽연합의 빅테크 반독점 제재 완화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바이든 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국가를 제한하는 새 규제를 도입하며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예상치 못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떠오른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 뒤 유럽연합(EU)과 미국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한 반독점 규제 관련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공급 여부를 무기로 앞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15일 “중국의 인공지능 반도체 우회 수입을 방지하려는 미국 정부의 시도는 다수의 유럽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는 전 세계 국가를 등급별로 나눠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 여부를 결정하는 새 정책을 발표했다. 한국을 비롯한 18개 국가 이외에는 이를 자유롭게 사들이기 어려워질 수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선진국은 수입에 제한을 받지 않지만 폴란드나 발트3국 등은 미국의 동맹국임에도 인공지능 반도체 확보에 제약을 받게 됐다.

유럽위원회는 미국의 이런 결정을 우려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차기 미국 정부와도 이와 관련해 꾸준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20일 출범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정부의 조치를 철회하거나 완화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셈이다.

다만 트럼프 정부도 강경한 대중국 기조를 앞세워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 제한 정책을 유지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유럽연합 입장에서 쉽지 않은 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천은 이 과정에서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유럽연합의 반독점 규제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유럽연합은 최근 애플과 메타, X(옛 트위터) 등 미국 IT기업에 반독점 규제 관련 대응을 강화하며 압박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X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정부가 유럽연합에 영향력을 행사해 미국 기업을 향한 반독점 규제 완화를 유도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AI 반도체 규제가 트럼프 '협상카드' 되나, EU의 빅테크 독점 제재 완화 요구할 수도
▲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 본부.
베이조스가 소유한 언론사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트럼프 당선인을 비판하는 내용의 만평을 삭제하거나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를 철회하는 등 정치적 기조를 바꾸고 있다.

메타는 최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의 검열 정책을 일부 폐지하며 트럼프 정부와 발을 맞췄고 일론 머스크는 이미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자리잡고 있다.

포천은 현재 시점에서 “바이든 정부의 고성능 AI 반도체 공급 규제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강력한 무기를 안겨주고 있다”는 분석도 전했다.

트럼프 정부가 유럽 국가들에 AI 반도체 공급 여부를 협상카드로 내세워 미국 IT기업을 지나치게 압박하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협의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포천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염두에 두고 규제를 추진했을 가능성은 낮지만 인공지능 반도체 규제는 향후 논의에 분명한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연합이 이미 트럼프 취임에 대비해 미국 빅테크 기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위원회가 애플과 메타, 구글을 상대로 진행하던 반독점 규제 관련 조사를 재검토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 출범 뒤 정책 방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은 이러한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트럼프 정부가 빅테크 기업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유럽을 압박하기 시작한다면 규제 추진 동력은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기업의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을 무기화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시도는 임기 중에 갈수록 힘을 받을 공산이 크다.

인공지능이 자율주행과 우주항공, 군사무기 등 여러 핵심 산업에 가장 중요한 기술로 떠오르며 미국의 협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는 유럽연합과 빅테크 반독점 규제 협상뿐 아니라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와 군사 지원이나 방위비 협상, 수입관세 및 해외 기업의 미국 내 투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상 분위기를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다만 씽크탱크 CEPA는 포천에 “바이든 정부의 인공지능 반도체 규제는 트럼프 정부에서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가정 아래 주사위를 던진 셈”이라며 이런 정책이 계속 유지될지는 여전히 불홧실하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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