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 주주정책과 인적분할계획을 내놓아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을 계기를 마련해 주가가 빠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부터 인적분할 논의가 가시화되고 외형성장이 본격화되면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4.11% 오른 174만6천 원으로 장을 마쳤다. 갤럭시노트7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뒤 약 2달 만에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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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가 주주환원정책 개선안을 내놓고 인적분할계획을 공식화한 뒤 증권가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며 주가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정책에 긍정적 반응을 내놓은 점도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 인적분할 과정에서 외국인 주주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발표한 주주환원정책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인적분할에 성공할 경우 사업회사의 가치가 훨씬 높게 평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인적분할한 뒤 사업회사를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두는 지배구조개편을 이뤄낼 경우 투자는 지주회사가 담당하게 돼 사업회사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약속대로 주주환원정책을 이행하면 내년에 4조 원의 배당과 별도로 7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이루어져 주가부양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주주환원정책이 적극적으로 실시되면 삼성전자 기존 주주들과 성격이 다른 배당펀드 등 신규 투자자도 대규모로 유입돼 주주의 구성도 다양화되며 주가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연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사용하고 3년마다 점검을 통해 적정수준을 넘어서는 현금을 추가적으로 배당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물론 올해 하반기까지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실적성장이 불확실하고 삼성그룹이 박근혜 게이트와 연루되는 등 불확실성을 안고 있어 큰 폭의 주가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지배구조변화 계획을 더 뚜렷하게 내놓기 전까지는 외적 변수에 따른 영향이 주가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파악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3D낸드와 올레드패널 등 부품 신사업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해 외형성장을 이끌기 시작하면서 주가상승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전자는 내년 2분기부터 대규모 3D낸드 신규공장을 가동하며 애플에 올레드패널의 공급도 앞두고 있다. 갤럭시S8 출시로 스마트폰사업 실적도 회복세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인적분할 검토에 6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밝힌 만큼 내년에는 지배구조개편 방향성이 더 뚜렷해져 주가상승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 성장동력인 전장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결정한 9조 원 규모의 미국 하만 인수도 미국정부 승인 등을 거쳐 내년 7월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확대와 적극적 배당정책, 실적개선 전망과 대규모 인수합병 등으로 주가 상승동력을 충분히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210만 원으로 제시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이번에 내놓은 개선안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본격적 노력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적극적인 성장전략으로 사업구조를 개선하며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