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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석촌동 싱크홀 책임론 곤혹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4-08-18 16: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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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서울 석촌지하차도 싱크홀 발생 원인을 놓고 책임론에 휩싸였다.

서울시는 삼성물산이 시공 중인 서울 지하철 9호선 공사 때문에 싱크홀이 생겨났다고 중간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최치훈 사장은 삼성물산을 올해 건설사 시공능력 평가에서 1위에 올려놓고 2분기 깜짝실적을 내놓는 등 승승장구했는데 뜻밖의 '싱크홀' 악재에 빠지게 됐다.

◆ 서울시, “싱크홀 원인은 지하철 공사 때문”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석촌지하차도 주변에 최근 생긴 싱크홀(도로 지반에 생긴 큰 구멍) 원인이 지하철 9호선 3단계 터널공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는 조사결과가 지난 14일 나왔다.

  삼성물산, 석촌동 싱크홀 책임론 곤혹  
▲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서울시는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공사에 쉴드공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지반의 틈새를 제대로 메우는 그라우팅을 하지 않아 구멍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쉴드공법이란 원통형 쉴드(shield)를 회전시켜 흙과 바위를 부수면서 수평으로 굴을 파들어가는 공사방식이다. 이 공법은 자갈과 모래가 섞인 충적토에서 지반침하를 일으킬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석촌지하차도 부근에서 폭 2.5m, 길이 8m, 깊이 5m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또 지난 10일 싱크홀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보다 10배 이상 큰 초대형 싱크홀이 발견됐다.

이를 두고 잠실 제2롯데월드 공사 원인설이 나오는 등 주민불안이 심해지자 서울시가 나서서 현장조사를 벌였다.

서울시는 중간조사 결과에서 싱크홀에 대해 공법의 취약성을 알면서도 이에 대응하지 않고 공사를 한 삼성물산에 책임을 물었다.

◆ 삼성물산, “터널굴착공법 문제 없다”

삼성물산은 서울시 전문가 조사단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식 입장표명을 미루고 있다.

삼성물산은 다만 2012년 8월 시공계획서를 제출하면서 공사구간 지반의 취약성과 공사기법을 모두 보고했는데도 서울시로부터 별다른 대책마련을 지시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 사용중인 터널굴착공법은 문제가 없다”며 “서울시가 발표한 내용에 대해 추가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현재 적용중인 공법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동부도로사업소에 보강공법을 시행하겠다는 보고서를 이미 제출했던 것으로 서울시 싱크홀 조사단의 조사결과에서 밝혀졌다.

이는 삼성물산이 굴착공사로 지반안전성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게 한다.

삼성물산의 지하철 시공에 대해 전문가들도 잇달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난 6일 “지하철 9호선 굴착작업을 했던 삼성물산이 품질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싱크홀)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며 “삼성물산이 터널을 굴착하는 구간이 모래, 자갈로 구성되어 있는 연약 지반에 대해 그라우팅을 제대로 하고 들어갔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삼성물산이 일부 전문가들의 싱크홀 접근을 막고 사고를 은폐하려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일반적으로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시공사 관계자나 관련 공무원들은 일단 아무 상관이 없다며 인재를 천재로 둔갑시키는 것이 관행이었다”며 삼성물산이 공사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것은 사고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도 쉴드공법 자체가 잘못 적용된 것은 아니나 그라우팅을 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삼성물산, 석촌동 싱크홀 책임론 곤혹  
▲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오후 서울 석촌지하차도 초대형 싱크홀 현장을 찾아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 석촌호수 일대 불안 여전, 제2롯데 추석 전 개장 힘들 듯


올해 들어 석촌호수 주변에서 싱크홀이 5개나 발견됐다.  

이에 대해 제2롯데월드 공사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현재 정확한 원인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는 지난 7월 1년 용역으로 조사단을 꾸리고 석촌호수 일대에 대해 정밀 지질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삼성물산의 지하철 9호선 연장공사는 지난해 10월 중단됐다가 지난 1월 재개됐다. 하지만 싱크홀 발생 이후 다시 중단됐으며 현재 싱크홀 원인규명과 복구공사가 진행중이다.

삼성물산은 공사가 지연됨에 따라 이미 상당한 금전적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서울시는 싱크홀 발생이 부실 공사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복구·보강공사에 드는 비용도 시공사인 삼성물산측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싱크홀 발생 원인이 지하철 공사 때문이라는 서울시 발표로 한시름 놓았다.

롯데그룹은 지난 13일 서울시에 임시사용 승인과 관련한 교통 안전 보완대책을 제출하는 등 제2롯데월드의 추석 전 개장을 목표로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가 롯데그룹에 다시 추가 보완대책을 마련하라고 18일 통보함에 따라 추석 전 개장은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서울시 싱크홀 발생 원인에 대한 최종 조사결과가 이달 말이나 돼야 나오는 데다 제2롯데월드 타워의 지반이 11㎜ 내려앉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어 18일에도 석촌호수 인근에서 싱크홀이 추가로 5개가 더 발견되는 등 안전문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 제2롯데월드 조기개장은 물론 지하철 공사 재개 역시 당분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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