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이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한다. 세아그룹은 동부특수강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세아그룹이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함에 따라 특수강업계는 대대적 변화가 예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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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
이순형 회장은 현대제철이 특수강시장 진출을 선언하자 몸집을 키워 맞서려고 한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특수강을 세아그룹에 밀어주고 특수강에 진출하는 현대제철을 견제하려고 한다.
세아그룹의 세아베스틸은 14일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포스코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세아베스틸은 단독협상을 벌여 앞으로 포스코와 포스코특수강 지분 71% 인수를 논의하게 된다. 인수가격은 1조2천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 이순형, 현대제철 특수강 진출에 맞대응
이번 인수는 이순형 회장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이뤄졌다.
이순형 회장은 현대제철이 특수강 생산 확대에 나서면서 특수강시장을 지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특수강 1차공정 시장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절반을 차지하며 독보적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특수강 공정에 쇳물을 봉강과 선재로 만드는 1차공정과 봉강과 선재를 공급처에 맞춰 가공하는 2차공정으로 나뉜다. 1차공정 회사로 세아베스틸과 포스코특수강이 있고 2차공정 회사로 동부특수강과 세아특수강이 있다.
그런데 현대제철이 지난해 당진제철소 안에 특수강공장을 착공하면서 세아그룹을 위협하게 됐다.
현대제철은 2016년부터 봉강 60만t, 선재 40만t 등 연산100만t 규모의 고청정 특수강소재를 생산한다. 봉강은 세아베스틸의 주력제품이기 때문에 두 회사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특히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비앤지스틸을 중심으로 동부특수강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순형 회장은 더욱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대제철이 2차공장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아그룹은 현대제철에게 현대차 납품물량을 빼앗길 수 있다. 세아베스틸은 생산량의 70~80%를 현대차에 납품하고 있다. 그런데 현대제철이 공장가동을 시작하면 현대차는 같은 계열사인 현대제철에서 공급받을 게 확실하다.
이순형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해 특수강시장에서 우위를 확실히 굳혀놓으려고 한 것이다. 세아그룹은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함에 따라 연 생산 300만 톤의 탄소합금강에 추가로 연 생산 100만 톤의 스테인리스·특수강 설비를 확보해 연 생산 400만 톤 규모의 세계 최대 특수강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
◆ 권오준, 철강업계 2위 현대제철 견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현금을 확보해 재무구조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포스코특수강 매각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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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포스코는 애초 포스코특수강의 기업공개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철강업황 침체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매각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포스코가 세아그룹에 포스코특수강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현대제철을 견제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포스코는 현재 매물로 나온 동부특수강에 원소재를 공급하고 있는데 만약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면 포스코는 그만큼 공급처를 잃게 된다.
업계는 세아베스틸과 포스코특수강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점친다.
세아베스틸의 주력품목은 특수강(탄소강)봉강 제품이었으나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하게 되면 스테인리스 봉강 및 선재까지 아우를 수 있어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포스코특수강의 스테인리스 봉강과 선재분야 시장점유율은 60%에 이른다.
세아그룹은 포스코특수강에 이어 동부특수강 인수전에도 뛰어들 방침을 정했다.
동부특수강은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 매각주간사로 선정돼 10월 본입찰, 11월 우선협상자 선정의 일정으로 매각이 진행된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1일 동부제철로부터 동부특수강 지분을 100% 인수했다.
동부특수강 인수 후로보 세아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꼽힌다. 특수강시장을 놓고 두 그룹의 치열한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