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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
삼성생명이 보험업계 성장둔화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에 시장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 삼성생명은 제2금융권 최초로 총자산 200조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수입보험료가 줄고 있어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김 사장은 하반기에 보장성보험 영업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상반기 영업수익 13조9천여억 원, 영업이익 9842억 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수익은 9.2%, 영업이익은 87.5% 가량 늘어난 것이다.
삼성생명은 “최근 출시한 보장성보험이 1년 전보다 21% 이상 판매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하는 영업을 강조했다. 이런 노력이 실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 즉시연금보험 등의 세제혜택이 없어지면서 저축성보험은 올해 인기가 줄었다. 반면 삼성생명의 보장성보험 비중은 81%로 지난해 72%보다 훨씬 늘었다.
김 사장은 상반기에 혹독한 구조조정을 했다. 그 결과비용이 줄어들어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희망퇴직과 자회사 이동 등으로 지난 5월 1천여 명을 감축했다. 임원 보직 70개 중에서 15개를 없앴다. 경영효율이 떨어지는 영업점도 지난 6월 90개 이상 줄였다.
삼성생명은 상반기 제2금융권 최초로 총자산 200조 원을 넘어섰다. 2006년 총자산 100조 원을 돌파한 지 8년 만이다. 2015년에 달성하겠다는 기존 목표도 1년이나 앞당겼다.
삼성생명은 총자산이 세계 생명보험회사 가운데 24위에 오르게 됐다. 덩치가 큰 세계 보험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규모가 커진 데 비해 성장속도는 더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에서 매출과 비슷한 의미인 수입보험료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가 줄었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로 시장환경이 악화돼 새로운 계약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김 사장은 현장영업을 강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그는 “불황일수록 외형보다 현장을 중심으로 한 질적 성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삼성생명 사상 최초로 지점장들 1천여 명을 한 데 모아 영업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력 강화는 보험사의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김 사장이 올해 보장성보험 판매 위주로 영업을 계속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삼성생명은 하반기 배당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삼성전자 삼성카드 등 계열사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열사의 배당정책 변화는 궁극적으로 삼성생명의 실적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2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성전자가 배당성향을 10%포인트 상향조정할 경우 삼성생명이 받는 배당금도 세후 2620억 원으로 150% 가량 늘어나게 되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