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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훈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방어 위해 재단에 '경고', "한쪽 편 들면 안 돼"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4-11-07 16: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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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훈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방어 위해 재단에 '경고', "한쪽 편 들면 안 돼"
▲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왼쪽 세번째)가 7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미약품그룹 중장기 비전 설명회에 참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미약품그룹 산하 재단에 경고장을 날렸다.

재단이 보유한 지분을 가지고 임시 주총에서 어느 한 쪽 편을 들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인연합과 비교해 적다. 3인연합의 이사회 장악 시도를 온전히 막아내기 부족한 지분이다.

하지만 재단이 3인연합 편만 안 든다면 3인연합측이 이사회 장악을 위해 시도하고 있는 정관변경 안건(이사회 정원 확대)을 충분히 저지할 수 있다고 임 대표는 보고 있다.

임 대표는 7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미약품그룹 중장기비전 설명회에서 “28일 (임시 주총) 결과와 관계없이 저를 중심으로 하는 한미사이언스 경영체제는 2027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교통회관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정관변경 안건과 정관 변경에 따른 신규 이사로 신동국 회장(기타비상무이사)과 임주현 부회장(사내이사) 선임의 건, 자본준비금 감액 등 3개 안건을 처리한다. 

현재 형제측과 3인연합측이 보유한 지분을 보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이 형제측과 3인연합측의 동수로 구성되는 것을 막기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3인연합이 과반 이상을 가져가기 위해 시도하고 있는 이사회 정원 확대는 막을 수 있다고 임 대표는 보고 있다.

이날 임 대표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25.6%다.

형제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인 연합측 지분은 33.78%, 친인척으로 분류되는 지분이 3.10%, 한미약품그룹 재단인 가현문화재단 및 임성기재단이 8.09%, 국민연금이 5.89%를 보유하고 있다.

임 대표는 한미약품그룹 재단이 임시 주총에서 중립적 태도를 보인다면 경영권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봤다.

임 대표는 “각 계열사 기부금을 통해 운영되고 있고 재단이 한쪽 편을 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만약 한쪽 편을 들게 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 지분이 빠지게 된다면 친인척 지분이 모두 3인 연합측에 서더라도 정관변경 안건이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사회 정원 확대는 정관변경 안건으로 이를 가결하기 위해서는 주총에서 특별결의가 필요하다. 특별결의는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식의 3분의 2이상의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임 대표측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라 계산하면 3인연합측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36.88%에 그쳐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임종훈 대표는 내년 3월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의 이사진들이 개편돼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다고 봤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방어 위해 재단에 '경고', "한쪽 편 들면 안 돼"
▲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사진)가 7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미약품그룹 중장기 비전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 대표는 “2025년과 2026년 정기 주주총회를 거치면서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이사회의 인적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저에 대한 이사회 신임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3인연합측으로 분류되는 이사 4명 가운데 3명의 임기가 2025년 3월에 끝나 형제측 인물들이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영호 한미사이언스 경영관리 상무는 “임기 만료가 되는 이사 가운데 3%룰이 적용되는 인물이 있다”며 “이번 중장기비전을 실천하면서 소액주주들과 기관투자자들의 신임을 받는다면 저희가 추천하는 인사 후보를 입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3%룰이란 상장사에서 감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지배주주나 특수관계인의 지분 가운데 3%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법을 말한다.

이뿐 아니라 한미약품에서도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한미약품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리더십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약품은 12월19일 임시 주총을 열고 3인연합측 인물로 꼽히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와 신동국 한미약품 기타비상무이사에 대한 해임 안건을 상정한 상태다.

한미약품 최대주주가 한미사이언스인 만큼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한미약품 의결권을 행사하게 되면 정관 변경과 마찬가지로 특별결의 안건인 이사 해임의 건도 가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이 3인연합측과 동수를 이루게 되더라도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한미약품 주식 41.9%에 대한 의결권은 제가 행사할 수 있다”며 “이미 2곳의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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