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주력회사인 한화케미칼이 석유화학회사 KPX화인케미칼을 인수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제조분야를 석유화학과 태양광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면서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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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한화케미칼은 13일 톨리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생산업체인 KPX화인케미칼을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톨리엔디이소시아네이트는 자동차 시트와 가구 등에 쓰이는 폴리우테란 원료다.
한화케미칼은 KPX화인케미칼의 대주주인 KPX홀딩스와 특수관계자의 지분 50.7%를 420억 원에 인수했다.
KPX화인케미칼은 1982년 국내 최초로 폴레우레탄 원료인 TDI를 생산하는 석유화학회사다. 수출이 매출의 75% 정도 차지한다.
한화케미칼은 그동안 KPX화인케미칼에 염소를 공급했고 TDI를 만들 때 나오는 무수염산을 사다가 폴리염화비닐(PVC)를 만들었다. 이번에 KPX화인케미칼을 인수함으로써 염소를 활용한 전방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한화케미칼은 기대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최근 해외주식예탁증서를 발행하고 일부 계열사를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추가 인수합병을 추진하려고 한다.
한화케미칼은 해외주식예탁증서 발행으로 3535억 원, 제약회사 드림파마 매각으로 1945억 원을 확보했다.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확보한 자금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석유화학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이에 앞서 지난 8일 호주 회사인 엠피리얼사의 지분 4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엠피리얼은 호주에서 주택용 태양광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화그룹은 엠피리얼 인수로 호주 주택용 및 산업용 태양광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화그룹은 앞으로 첨단소재사업도 확대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6월 한화L&C의 건재사업 부문을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에 3천억 원에 매각한 뒤 기존 존속법인을 '한화첨단소재'로 이름을 바꾸고 소재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첨단소재는 건재사업 매각자금으로 해외 자동차 및 필름 관련 소재기업 인수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2012년 신년사에서 “주력부문은 10년 후를 내다보는 관점에서 자체 핵심역량을 개발하고,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냉철한 잣대로 평가해 원점에서부터 사업구조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지난 2월 집행유예로 출소한 뒤 한화케미칼을 중심으로 석유화학과 태양광사업의 수직계열화를 본격화하는 등 사업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날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태양광사업 다각화, 첨단소재 육성 등 3대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화케미칼은 이날 2분기 영업이익은 21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76% 줄었다고 밝혔다. 매출은 2조1039억 원으로 6.23% 늘었다.
한화케미칼의 영업이익 감소는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화부문이 불황으로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유화부문은 영업손실 158억 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태양광사업부문은 매출액 5016억 원, 영업이익 14억 원으로 집계됐다. 소재와 건재 부문은 매출 4470억 원, 영업이익 153억 원을 기록했다. 리테일부문은 매출 1386억 원, 영업이익 106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선진국 경기회복 및 성수기 영향으로 3분기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유화부문도 폴리실리콘이 정상가동되면 원가하락과 하반기 가격 개선으로 손실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