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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회사형 GA 소비자 선택권 침해 여전, '일감몰아주기' 솜방망이 규정 언제까지

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 2024-10-28 15: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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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자회사형 법인대리점(GA)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지속되며 실질적으로 소비자 선택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GA는 다양한 상품을 비교추천하며 판매하는 일종의 ‘보험 백화점’식 판매 채널이다. 하지만 자회사 형태 GA가 모회사 상품 판매 비중을 지속해서 높게 유지하면서 상품 비교추천과 관련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보험사 자회사형 GA 소비자 선택권 침해 여전, '일감몰아주기' 솜방망이 규정 언제까지
▲ 자회사형 GA에서 모회사 상품 판매 비중이 여전히 높아 소비자 선택권이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회사형 GA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

28일 법인보험대리점 통합공시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올해 상반기 체결한 신계약 가운데 건수로는 약 97%, 초회보험료로는 약 96%가 한화생명 상품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상반기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상품 전체 판매 기준으로는 한화생명 상품 판매 비중이 60%대로 집계됐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뿐 아니라 자회사형 GA는 대부분 모회사 상품 판매 비중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법인보험대리점 통합공시에 따르면 다른 대형보험사 산하 GA사인 삼성생명금융서비스, 삼성화재금융서비스, KB라이프파트너스,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등도 모회사 상품 판매 비중이 모두 90%가 넘는다.

대형 보험사의 자회사형 GA의 일감몰아주기 문제는 이번 국감 도마 위에도 올랐다.

24일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도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한화생명 상품 판매 집중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관련 규제에 따라 3개 이상의 상품을 비교추천해야 하는데 이게 제대로 작동할 경우 실질적으로 모회사 상품 비중 90% 이상이 나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지속적으로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왔다. 그 가운데 GA 채널 영업이 효율적 경향을 보이며 점차 그 비중은 확대됐다.

보험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경우 초회보험료 기준 GA 판매비중이 2012년 6.8%에서 2022년 15.5%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회사 전속설계사를 통한 판매비중은 2012년 21.5%에서 2022년 14.4%로 줄었다. 

자회사형 GA설립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푸르덴셜생명(현재 KB라이프생명)이 2004년 최초로 자회사형 GA를 설립한 뒤 2023년 7월 기준 모두 16개가 존재한다.
 
보험사 자회사형 GA 소비자 선택권 침해 여전, '일감몰아주기' 솜방망이 규정 언제까지
▲ 보험사들은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회사형 법인대리점(GA) 설립을 늘려왔다. <보험연구원>

대형사가 자체 GA채널을 보유한 경우 자사 상품 위주로 판매할 수 있다는 의견은 출범 초기부터 제기돼 왔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모회사 상품 중심으로 판매하게 되는 건 일정 부분 자회사의 성격상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런 흐름을 막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여러 규정을 뒀다. GA가 상품을 판매할 때 3개 이상 상품을 비교추천해야 한다는 규정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모회사 상품 판매 비중 자체보다 기존 규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무게를 두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판매건수나 비율보다 비교추천이 제대로 작동해 상품 선택지를 열어두는지 여부가 소비자 선택권 침해를 가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보험업법 감독규정 제4-39조에 따르면 보험대리점 계약을 체결할 때 동종 또는 유사한 보험상품 가운데 3개 이상을 비교·설명하고 고객에게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다만 ‘동종 또는 유사한 상품’ 관련 규정이 명시화되지 않아 판매자의 해석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3개 이상 ‘유사한’ 상품 비교에서 유사한 상품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보니 판매자 자체적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소비자 보호를 위해선 실질적으로 비교추천이 잘 되고 있는지 사후 관리 측면에서 관리감독 강화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도 GA 영업 관련 시장 안팎에서 제기되는 문제점 해소와 소비자 신뢰도 회복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개혁회의 등에서 불건전 영업제도 개선과 금융회사 운영위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이번 국감에서 모회사와 GA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묻는 질문에 “엄밀히 점검하겠다”고 대답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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