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삼성전자의 최순실씨 딸 정유라 승마 지원'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삼성그룹 서초사옥을 비롯해 한국마사회 대한승마협회를 압수수색했다. 삼성전자의 지원을 협의하기 위해 최순실씨를 만난 의혹이 불거진 박상진 대외협단 사장도 출국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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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8일 서울 삼성 서초사옥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대한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단 사장과 황성수 전무의 집무실을 비롯해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 독일에서 최순실씨와 만나 삼성전자의 지원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정부의 지원을 약속받고 최씨의 승마사업에 28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정유라씨의 승마훈련을 위해 말 구입비와 목장을 개인적으로 지원했다는 정황도 파악됐다.
검찰은 3일 삼성그룹 임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한 데 이어 박 사장 등을 추가로 소환해 조사를 벌일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박 사장과 황 전무은 출국이 금지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압수수색 대상 사무실이 일부에 그쳐 업무를 진행하는 데 차질은 없다”며 “검찰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삼성 사옥을 압수수색한 것은 2008년 삼성특검 이후 처음이다.
검찰은 대한승마협회와 마사회에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대한승마협회는 삼성전자가 회장사로 있는데다 정유라씨에 유리하도록 국가대표 선발규정을 변경하는 등 구체적 지원계획을 마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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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
마사회는 산하 승마진흥원을 통해 대한승마협회와 함께 정유라씨의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는 혐의가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승마협회의 정유라씨 지원계획 문서 초기 작성자가 한국마사회로 명시돼 있다”며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이 최순실씨와 직접 연락을 취했다는 정황도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미르와 K스포츠를 비롯해 최순실씨 모녀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졌는데 시기상 삼성그룹의 최씨 모녀 지원과 관련됐다는 시선도 있다.
삼성그룹이 대가를 노리고 최씨 모녀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법적 책임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대기업들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 등에 지원금을 낸 데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특히 삼성그룹의 경우 정유라씨를 위해서도 거액을 송금한 만큼 대가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