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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는 검찰에게 영원한 우'갑'우인가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11-07 18: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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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병우는 검찰에게 영원한 우'갑'우인가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7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은 뒤 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노무현 대통령 시절 검사와 대화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83학번이냐고 도발적 질문을 한 기개(?)와 전직 대통령을 모욕하며 수사한 집요함이 대학동문 검사에게 검증이 아닌 변론활동을 한 것인지 의심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당시를 회고하며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이다.

노 전 대통령은 고졸이다. 우 전 수석이 이를 몰랐을 리 없다. 송 의원이 우 전 수석의 이런 면모를 ‘기개’라고 표현한 것은 물론 조롱의 의도를 담은 것이다. 엘리트 의식으로 똘똘 뭉쳐있으며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면모를 비꼰 것이라 할 수 있다.

우 전 수석은 20세에 일찌감치 사법고시에 붙어 출세가도를 달려왔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학을 안 나온 대통령에게 학번을 물었을 정도니 박근혜 정부 들어 ‘리틀 김기춘’이라고 불릴 정도로 현 정권의 핵심실세가 된 뒤에야 그의 기세등등이 오죽했을까 싶다.

우 전 수석은 6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또 수사를 받는 과정과 관련해서도 그는 기개(?)를 잃지 않았다. 질문을 하는 여기자를 향해 ‘째려봤다’는 제목의 뉴스가 출두 당일 화제에 오르더니 7일에 웃으면서 팔짱끼고 검찰수사를 받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하도 위풍당당한 모습이다 보니 ‘황제수사’란 말이 나오는 것도 과장은 아닌 듯싶다. SNS 등에서 우 전 수석은 우‘병’우가 아닌, 우‘갑’우로 불린다.

우 전 수석의 이런 여유는 털어봐야 나올 것이 없을 것이란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8월말 검찰이 특별수사팀까지 꾸려가며 횡령 및 직권남용 혐의, 처가의 강남역 부동산 거래 관련 의혹 등 수사에 착수한지 75일이나 지났다.

그러나 일주일 전 경질되기 전까지 변죽만 울리는 데 그쳤고 검찰 출두를 앞두고 넥슨의 처가 부동산 매입 관련 의혹 등 상당 부분은 이미 무혐의로 처리됐다. 우 전 수석은 15시간가량 검찰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7일 새벽 귀가했다.

우 전 수석은 2009년 노 전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하며 직접 신문을 맡았다. 그는 당시 노 전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노무현씨”라고 부르며 “당신은 더 이상 대통령도, 사법고시 선배도 아닌 뇌물수수 혐의자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 전 수석은 노 전 대통령의 피의사실을 공표해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소환을 1주일 가량 앞두고 노 전 대통령이 생일선물로 시가 1억 원 상당 시계를 2개를 선물받았고 권양숙씨가 이를 봉하마을 논두렁에 버렸다고 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진술을 그대로 언론에 흘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당시 언론들이 이를 선정적으로 보도하며 ‘논두렁 시계’라는 표현이 난무했고 노 전 대통령은 검찰수사를 받은 지 20여 일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우 전 수석 역시 검찰수사를 받는 처지에 놓여 있다. 우 전 수석의 검찰출두 장면에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떠올려지는 것은 물론이다.

우 전 수석은 학창시절 1등만 도맡았던 수재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7년의 세월이 흐른 동안 아무런 깨달음도 배움도 얻지 못했던 것 같다. 바로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같은 상식수준의 단어들이다. 아니 현 시국에 비춰보면 '권불오년'도 어림없다. 

직접 수사를 맡았던 전직 대통령이 비극적으로 목숨을 끊는 걸 목격하고도 권력이 영원할 거라 믿었던 것일까. 영원한 권력은 오로지 국민에게서 나올 뿐이란 걸 몰랐던 것일까. 
 
우 전 수석의 이런 무지에서 비롯된 오만함이야말로 본인뿐 아니라 박근혜 정권을 국민의 심판대 앞에 서게 만든 대참사의 근원이다. 국민들은 다 아는데 오로지 우 전 수석만 '뭘 잘못했는지' 여전히 모르고 있는 듯하니 안타까움을 넘어 화가 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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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목조목 맞는 말만 잘 써주신 기사네요... 기자님 응원합니다. 더 속시원하게 비판해주세요.   (2016-11-08 02:3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