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4-09-24 16: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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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밸류업지수 출시가 국내증시 재평가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 평가했다.
정 이사장은 밸류업 우수사례를 적극 발굴하고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도 효과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말 10대 그룹 위주로 밸류업 관련 공시가 나오면서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속도가 날 것으로도 기대했다.
▲ 24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코리아 밸류업지수를 출시하며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은보 이사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사옥에서 코리아 밸류업지수 출시 관련 언론 브리핑을 열었다.
정 이사장은 직접 밸류업지수를 설명하며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가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투자자 사이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해 국내 증시가 재평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주식시장은 기업의 성장성 문제나 대주주 중심 경영 문제에 따라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기업 간담회 및 투자홍보활동(IR)을 개최하고 밸류업 공시 우수사례발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과 LG, 현대차그룹 등 10대 대기업그룹이 연말 밸류업 관련 공시를 내면서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 이사장은 “우리 기업들의 지배구조는 1인 대주주로 구성돼 일본처럼 기금이나 금융회사 등이 대주주로 있는 사례와는 달라 밸류업 프로그램 진행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면서도 여러 번에 걸쳐 대기업과 소통을 거친 만큼 연말 경영계획에 밸류업 프로그램이 검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배당을 통해 장기적 주식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정 이사장은 “펀드에 가입하면 펀드 자산운용 소득을 배분받을 때 배당소득으로 편입되고 이는 금융종합소득과세 대상이 된다”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단기투자를 부추기는 측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이 밸류업지수에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 전망했다.
정 이사장은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밸류업 프로그램 관심이 매우 높다”며 “최근 중국 자본시장에서 투자비율을 축소하고 있어 한국과 일본, 인도로 자연스럽게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국내증시 체력이 뒷받침 될 수 있을 때까지 유예돼야 한다고 봤다.
정 이사장은 ”환자가 수술을 하려면 건강이 뒷받침 돼야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금투세를 도입하기에 아직 체력이 미진한다고 판단된다“며 ”개인투자자들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금투세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그래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밸류업지수를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셀트리온 등 국내 증시 주요 종목이 밸류업지수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거래소는 전산 점검이 끝나는 30일부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실시간 지수를 제공한다. 100개 종목 시가총액은 약 1천조 원이다.
다만 증권사들이 밸류업지수에 편입 가능성을 높게 봤던 금융과 통신업종 종목이 기대치 만큼 포함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밸류업지수 개발을 총괄한 이부연 경영지원본부장보(상무)는 “증권사가 밸류업지수 포함 예측 종목을 선별하는 등 관심이 높았던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다만 특정 기업을 포함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지수의 산정 기준이 가장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보는 “밸류업지수라는 특수한 정책적 목적과 현재까지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지수로 시가총액이나 유동성뿐 아니라 수익성 등 여러 재무적 산정 기준이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밸류업 공시를 한 12개사 가운데 7개 종목이 편입됐다. 5개사(콜마홀딩스, 에프앤가이드, 에스트래픽, 디케이앤디, DB금융투자)가 5단계로 이뤄진 평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