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2024-09-23 11: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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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승찬 계룡건설산업 회장이 건설업계 불황 속에서 역대 최초 매출 3조 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이 회장은 관급공사에서 나오는 안정적 수익을 바탕으로 신사업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는 등 주목할 만한 경영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 이승찬 계룡건설산업 회장이 2일 대전시체육회 기금 기탁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전시체육회>
23일 계룡건설산업에 따르면 대규모 공공 모듈러 주택을 따내면서 관급공사 일감 확보와 신사업 확대 기회를 동시에 얻었다.
앞서 13일 계룡건설산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발주한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5-1생활권 L5블록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계약 금액은 2057억 원으로 계룡건설산업의 2023년 연결기준 매출의 6.91%에 해당한다. 이는 전체 계약 금액 3428억 원 가운데 계룡건설산업의 지분 60%가 반영된 것이다.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5-1생활권 L5블록 공사 본계약은 4개월 동안의 실시설계를 거친 뒤 최종 심의를 통과하는 2025년 2월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계룡건설산업의 이번 사업 수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5-1생활권 L5블록이 다른 지역과 다른 특수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5-1생활권은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가 자리 잡기로 예정된 곳이다.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는 세종시 합강동 2만7400㎢(약 83만 평) 일원에 인구 2만4700여 명, 1만여 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사업비는 모두 합쳐 3조1천억 원 규모에 이른다.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는 모빌리티, 헬스케어, 교육과 일자리, 에너지와 환경, 거버넌스, 문화 및 쇼핑, 생활과 안전이라는 7대 혁신 요소 아래 ‘시민 행복을 높이고 창조적 기회를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플랫폼으로서의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계룡건설산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세종 5-1생활권 L5블록 공사도 이러한 국가시범도시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이 공사는 통합공공임대 1327가구를 짓는 것을 뼈대로 하는데 이 가운데 450세대는 모듈러 주택으로 조성된다. 한 지역에 모듈러 주택 450세대가 지어지는 것은 국내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탈현장공법(OSC·Off-Site Construction) 활성화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24년 3월 ‘2030 LH OSC주택 로드맵’을 수립하고 스마트 건설산업 생태계 조성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히며 대표적인 추진 사례로 모듈러 저택 조성을 들었다.
모듈러 주택은 탈현장공법(OSC·Off-Site Construction) 방식 가운데 하나로 부재 등을 공장 등에서 네모곽 형태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해 지어진다.
▲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5-1생활권 L5블록 조감도. <계룡건설산업>
LH는 세종 5-1생활권 L5블록에 국내 최대 규모 모듈러 주택을 스마트 턴키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스마트 턴키 방식은 공사 설계부터 시공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에 모듈러, 빌딩정보모델링(BIM) 등 스마트 건설기술을 반영해 일괄입찰하는 방식을 뜻한다.
계룡건설산업은 2020년 모듈러 주택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신사업으로 추진해 왔는데 성과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계룡건설산업은 세종 5-1생활권 L5블록 외에도 6-3생활권 UR1·UR2블록 등에서 모듈러 주택을 시공하고 있다. 2022년 착공한 UR1·UR2블록 조성 공사는 올해 12월 마무리된다.
이승찬 계룡건설산업 회장은 강점인 관급공사 수주를 앞세워 안정적 수주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계룡건설산업은 9월 한 달 동안에만 △강릉~제진 철도건설 제7공구 노반신설 기타공사 수주(1723억 원) △평택고덕 A-31블록·A-34블록·A-35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1041억 원) 등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5-1생활권 L5BL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외에도 2건의 관급공사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4월에 1235억 규모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제3공구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6월에는 2148억원 규모 ‘춘천~속초 철도건설 제6공구 노반신설 기타공사’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사비 규모가 큰 철도 관련 공사도 손에 넣었다.
계룡건설산업이 공시한 2024년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 관급공사의 형태로 이뤄지는 건축계약공사와 토목계약공사가 계룡건설산업의 매출에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면 각각 43.68%, 17.11%에 이른다.
건축계약공사와 토목계약공사를 합치면 60%가 넘는데 이는 대부분 건설사들의 매출 비중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0~70%에 이르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계룡건설산업은 반기보고서에서 관급공사 수주 전략과 관련해 “기업 성장의 발판이 되는 안정 속에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공격적인 자세로서 국내 각지에서 발주되는 모든 공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수주 물량의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계룡건설산업의 높은 관급공사 비중은 실적 성장도 뒷받침하고 있다.
계룡건설산업은 2024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499억 원, 영업이익 572억 원, 순이익 319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각각 15%, 20%, 7% 증가한 것이다.
계룡건설산업 관계자는 “선별 수주를 바탕으로 모듈러주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질의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