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4-09-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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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조국조국혁신당 대표가 이번 추석연휴를 반납하고 오는 10월16일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3개 지역을 돌며 유권자들과 접촉면을 늘렸다.
조국혁신당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가늠되는 만큼 대안정당으로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풀이된다.
▲ 조국조국혁신당 대표가 13일 전남 영광군 불갑산 상사화축제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재보선이 열리는 전남 영광군과 곡성군 지역에 지도부의 특별한 일정이 없었던 더불어민주당과 비교해 조국혁신당 행보가 현지 주민들의 큰 주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스로를 곡성주민이라고 밝힌 한 지지자는 조국 대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댓글을 달아 "곡성에 관심들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며 "이 정도면 곡성주민들이 표를 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국 대표와 조국혁신당 지도부는 13일 영광 지역축제인 불갑산 상사화축제를 시작으로 현지방문을 통해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 뒤 16일에는 전남 곡성군에서 지역 농가를 찾아 일손을 돕고 현안을 들었고 지난 17일부터는 부산 금정구 문화재인 범어사를 시작으로 버스터미널과 파출소, 소방서를 위로방문하는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거대 양당 지도부들이 귀성길 기차역 인사 정도의 일정에 그친 것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기성정당 특히 민주당과의 차별화가 절실한 조국혁신당으로서는 그들보다 열심히 뛴다는 평판을 얻으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국혁신당으로서는 2026년까지 큰 선거가 없는 만큼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의미있는 득표율만 올려도 괜찮다는 시각도 있지만 어떻게든 당선자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 16일 전남 곡성군 토란 농가를 방문한 조국 대표가 토란 수확을 돕고 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조국혁신당 원내부대표는 1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전남 영광군 같은 경우는 오차범위 내에서 조금 앞서고 있는 조사도 나온 적 있다"며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조국혁신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온힘을 쓰는 것은 호남과 부산이 가지는 정치적 상징성과도 연관이 있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는 서울시 교육감을 비롯해,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곡성군수, 전남 영광군수를 뽑는다. 조국혁신당은 부산 금정과 전남 곡성, 전남 영광에 후보를 낼 계획을 세웠다.
호남은 전통적인 야권 텃밭으로 민주당과 같은 지지기반을 공유하는 조국혁신당이 대안정당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반을 다져야 하는 지역이다.
호남 유권자들은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대안정당을 자처한 '국민의당'에 호남 의석 28석 가운데 23석을 몰아준 사례가 있다.
또 부산이 고향인 조국 대표로서는 국민의힘 텃밭인 이 지역 표심을 더욱 단단히 다져야 할 필요성이 크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부산에서 전남에 이어 높은 비례대표 득표율을 올린 만큼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야 2026년 지방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선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조국혁신당 부산시당은 8월5일 온라인 당보 '쇄빙선'을 발간하기도 했다. 쇄빙선이란 말은 조국혁신당이 정권심판과 정치개혁의 선두가 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조 대표는 발간사에서 "우리 조국혁신당 돌풍이 다시 이곳 부산에서 불 것을 기대한다"며 "백척간두에서 진일보해 혁신의 쇄빙선으로 깨부수겠다"고 썼다.
▲ 조국조국혁신당 대표가 18일 부산 사직야구장 인근 최동원 동상에 헌화를 한 뒤 지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조국혁신당>
재보선 흥행을 위해 조국혁신당은 최근 민주당 측에 부산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와 이를 위한 후보토론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민주당으로부터 아직 이렇다할 답변을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
조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재보궐선거 시점까지 현장 유세 활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9월 하순부터 10월 선거 전까지 전남 곡성, 영광과 부산 금정 세 곳 유세현장을 주로 챙기게 될 것"이며 "여의도 일정이 있을 때를 제외하면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계속 밀착유세 일정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조국 대표는 재보선과 관련해 민주당과 선의의 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차기 대권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안 정당으로서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견제가 커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몸을 한껏 낮추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번 재보선에서 호남 지역 지지를 놓고 경쟁하는 조국혁신당을 놓고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이라는 총선의 구호와 역행한다"며 "과거 민주당과 등을 돌렸던 정의당의 길을 가는 게 아니냐"는 불편한 기색도 나온다.
하지만 조 대표는 16일 유튜브채널 '내가 조국이다'에서 진행한 라이브방송에서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아직 이재명 대표에 비해 경륜과 능력이 많이 모자라고 조국혁신당도 대중정당, 수권정당도 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지금 대선을 운운하기엔 아주 이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2년 20대 대선에서 자신이 심상정 정의당 후보였다면 완주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견해도 내놨다. 20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는 47.83% 득표율로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48.56%)에게 0.73%포인트 차로 분패했다. 정의당 소속 심상정 후보는 2.37%의 득표율을 얻었다.
다만 총선에서 지지층 확보의 동력이 돼줬던 정권심판론 기조는 계속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표는 10일 광주광역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교체를 위해 민주당과 연대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보다 재정과 조직 모두 부족하지만 지방정치 혁신과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정정당당하게 선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