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의 자본 확충 밑그림이 순조롭게 그려지고 있다.
JB금융지주의 경우 안정적 실적 성장세에 비해 자본 건전성 확보가 아쉬움으로 꼽혔는데 최근 자금조달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하반기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자본 건전성 개선에 순항하며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 JB금융지주 > |
20일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JB금융지주가 9월 발표될 밸류업 지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JB금융지주는 최근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흥행에 성공하는 등 자본건전성 확보에 긍정적 행보를 보이며 시장 평가가 좋아지고 있다.
JB금융지주는 최근 안정적 실적을 발판으로 자본 확충 작업에 힘이 실리고 있다.
JB금융지주는 10일 신종자본증권 1400억 원 규모 발행에 성공했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기존 1천억 원 모집을 계획했는데 수요예측이 흥행하면서 14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금리는 4.65%, 5년 만기 콜옵션 조건이 붙었다.
신종자본증권은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돼 많은 금융사들이 자본 확충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JB금융지주가 이전보다 낮은 금리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수요를 다 채워 흥행에 성공한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JB금융지주는 지난해 더 높은 금리인 5.8%대에서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하며 자본 확충에 실패했다. 신종자본증권 금리가 더 높다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더 비싼 가격에 자금을 조달한다는 뜻이다.
JB금융지주는 앞서 올해 4월 1천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에도 성공했다.
이번 발행으로 JB금융지주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4.26%로 올해 6월 말보다 0.40%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BIS 총자본비율은 은행의 총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비율이 높을수록 자본 건전성이 좋다는 의미다.
김 회장은 그동안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며 JB금융지주 순이익 증가세를 이끌었지만 자본 건전성부분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이에 더해 올해 정부의 밸류업 정책으로 금융사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가치 핵심 요소로 부각되면서 배당가능이익 등 자본 건전성 강화가 한층 중요해진 상황이다.
JB금융지주는 2024년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3701억 원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늘어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지배지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4.7%, 총자산이익률(ROA) 1.17%를 보였다.
ROE로 보면 지방금융지주인 BNK금융(9.45%)은 물론 KB금융(10.78%), 신한금융(10.7%), 우리금융(10.82%), 하나금융(10.36%) 등 4대 금융지주를 앞선다.
다만 은행 주요 건전성 지표인 BIS비율은 상대적으로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올해 상반기 기준 KB금융, 농협 등이 16%를 웃도는 안정적 수치인 것과 비교해 JB금융지주는 14% 안팎을 보였다.
지방금융 특성상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지방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비중이 큰 영향으로 분석된다.
홍승기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JB금융은 올해 6월 말 기준 자본비율이 상승하는 등 자본 적정성이 우수한 편이지만 은행지주 평균과 비교하면 다소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자본 건전성 개선세가 뚜렷해지면서 하반기 지방금융 밸류업 경쟁에서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미래에셋증권은 JB금융지주 주주환원율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며 밸류업 지수 편입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 |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JB금융지주의 업종 내 높은 수익성은 주주환원 근간인 자본비율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수익성과 주주환원의 선순환 구조로 올해 하반기에도 돋보이는 실적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JB금융지주는 ROE가 높고 주주환원 의지가 강해 9월 금융당국이 발표할 밸류업지수 편입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JB금융지주 주가는 밸류업지수 편입 기대감만으로 한 주 동안 7.1% 오른 만큼 최종 편입이 결정되면 꾸준한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JB금융지주는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최초로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10월 안에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을 발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회장은 2019년 취임 뒤 꾸준히 주주환원을 강조해 왔다. 올해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도 직접 참여해 “JB금융의 주주환원 비율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며 “주주환원을 위한 자사주 매입·소각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JB금융지주 주가는 올해 2월 금융당국이 밸류업 정책을 발표한 뒤 상승세를 지속하며 1월 말보다 약 34% 올랐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