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2024-09-13 13: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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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 4번째)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왼쪽 5번째)이 4월 서울 여의도 63빌딩 본사에서 ‘한화생명e스포츠(HLE)’ 선수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한화생명>
[비즈니스포스트] 한화생명이 후원하는 e스포츠팀의 '롤드컵' 진출로 국내외에서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은 경영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선 뒤부터 e스포츠 등 젊은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과 상품 전략에 공을 들였다. 김 사장의 오랜 뚝심이 성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최대 LoL 프로 리그 ‘LCK 2024 서머 스플릿’이 종료되며 25일부터 시작될 세계 최대 LoL대회인 2024년 ‘롤드컵’ 대진표가 완성됐다.
이번 LCK 서머 스플릿에선 ‘한화생명e스포츠(HLE)’가 2018년 4월 한화생명 인수 이후 처음으로 우승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리그 우승으로 한화생명e스포츠는 롤드컵 진출이 확정됐다.
한화생명은 산하 게임단의 국내리그 우승과 롤드컵 진출에 힘입어 미래 고객으로 여겨지는 MZ세대를 향한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전망된다.
LoL은 MZ세대에게 높은 인기를 누리는 온라인 게임이다. 게임단과 리그 관심도도 높아 국내 게이머 가운데 일부는 연예인급 인기도 누리고 있다.
김 사장은 2018년 12월 한화생명 미래혁신부를 맡아 미래사업 총괄로 경영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과 상품 전략에 힘을 실었다. e스포츠 게임단 운영에 힘을 준 것도 김 사장의 선택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보험 잠재 소비자로 볼 수 있는 10대~30대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한화생명e스포츠 운영에서 차별성을 확보했다. 한화생명은 LoL 게임단을 운영하는 국내 금융사 가운데 유일하게 브랜드 이름만 빌려주는 ‘네이밍 스폰서’가 아니라 직접 게임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4월엔 아버지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함께 한화생명e스포츠팀을 만나 사기를 북돋았다. 김 사장은 국내 리그 결승전도 김 회장과 직접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단순 운영만이 아니라 충성도 높은 잠재 고객을 ‘팬덤’으로 확보하는 데도 정성을 들인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생명이 한화생명e스포츠 운영에 공들이고 있는 건 이미 e스포츠 마니아들 사이에선 정평이 나 있다.
한화생명은 2018년 4월 LoL 게임단을 인수한 뒤 게임단 전용 최고급 버스 및 숙소, 연습실 제공 등 전폭적으로 후원했다.
팀 전력 강화에도 비용을 아끼지 않아 2021년에는 ‘쵸비’와 ‘데프트’ 등 몸값이 비싼 선수도 영입했다. 둘 다 지금은 한화생명e스포츠를 떠났지만 막대한 팬덤을 보유한 LoL 선수들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이번 리그 준결승전에서 세계적 유명 선수 ‘페이커’가 속한 게임단 ‘T1’을 꺾으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 뒤 결승전에서 기존 우승팀 ‘젠지’를 이기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롤드컵 진출도 확정해 국내뿐 아니라 세계 LoL 마니아에게 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얻었다.
화제성을 증명하듯 8일 저녁 한화생명e스포츠가 우승을 확정한 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화생명’이 게시물에 자주 언급된 단어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MZ세대가 다수 분포한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보험은 한화생명, LoL은 한화생명e스포츠’, ‘우승했으니 보험도 한화생명으로 들겠다’는 반응이 다수 올라왔다.
e스포츠 대회 시청률 플랫폼 ‘e스포츠차트’에 따르면 한화생명e스포츠가 치른 이번 결승전 최대동시접속자 수는 162만 명으로역대 LCK리그 시청률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e스포츠업계에서는 기존 글로벌 인기 팀인 ‘T1’이 없는 결승전이었는데도 주목할 만한 시청률이라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