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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 투자 조절 다음은 유상증자일까, 전기차 캐즘에 재무안정 집중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4-09-06 16: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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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 투자 조절 다음은 유상증자일까, 전기차 캐즘에 재무안정 집중
▲ 포스코퓨처엠이 최근 투자를 철회하거나 축소하면서 악화한 재무상황 관리에 들어갔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퓨처엠이 배터리 소재 관련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여파가 배터리 소재 분야로까지 미치면서 기존 전망을 토대로 수립했던 투자 규모를 줄이고, 악화한 경영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포스코퓨처엠이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소재 가치사슬에서 핵심인 만큼, 그룹의 2차전지 소재 사업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포스코퓨처엠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는 최근 잇달아 투자계획을 철회하거나 축소하면서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단절)이 해소될 때까지 경영 안정에 집중할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 5일 중국 화유코발트사와 합작해 포항 블루밸리산업단지에 건립하기로 한 1조2천억 원 규모의 전구체 공장 건립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전구체는 2차전지의 구성 요소인 양극재의 직전 단계 소재이다. 투자 계획 철회에 따라 양극재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포스코퓨처엠의 수직 계열화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투자 계획은 포항 전구체 공장 건립을 계기로 2023년 연 4만5천 톤 규모의 전구체 생산능력을 2026년까지 21만5천 톤까지 늘리는 것이었다. 다만 전남 광양에 조성하고 있는 전구체 공장 2단계 투자는 지속키로 했다.

적자를 보고 있는 음극재 관련 설비투자도 규모를 줄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29일 공시를 통해 포항 블루밸리산업단지에 조성하고 있는 인조흑연 음극재 제조설비의 연간 생산능력을 1만8천 톤에서 1만3천 톤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연계 음극재(연간 생산능력 8만2천 톤)를 생산하고 있다.

회사는 가격을 무기로 앞세운 중국 기업들의 틈바구니에서 고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증설 규모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중국산 흑연 규제를 2년간 유예해 현물 거래가 많은 포스코퓨처엠의 천연흑연 음극재 역시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조흑연 사업의 고정비까지 더해지며 음극재 부문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OCI와 합작법인 피앤오케미칼 지분은 537억 원을 받고 OCI에 넘겼다. 피앤오케미칼은 반도체 공정에 사용하는 전자급 과산화수소와 음극재 코팅소재인 고연화점 피치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같은 투자속도 조절은 어느정도 예고된 일이었다. 회사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2026년 생산능력 목표를 재조정한다고 밝혔다.

양극재는 기존 44만5천 톤에서 39만5천 톤으로, 음극재는 22만1천 톤에서 11만3천 톤으로, 전구체는 24만톤에서 21만5천 톤으로 하향 조정키로 했다.

회사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의 국내 배터리 제조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완성차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이들 배터리 기업들 역시 올해 상반기들어 일제히 공장 가동률이 50%대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제조사들은 추진 중이던 증설 계획을 일시 중단하거나 재검토하면서, 배터리 소재 기업들도 덩달아 증설 계획을 조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회사는 그동안 배터리 소재 사업에 대한 투자를 빠르게 확대하면서 1년 새 재무상황이 악화했다. 회사의 상반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79.8%, 순차입금비율은 97.5%로 1년 새 61.0%포인트, 32.0%포인트가 각각 늘었다. 
 
포스코퓨처엠 투자 조절 다음은 유상증자일까, 전기차 캐즘에 재무안정 집중
▲ 포스코퓨처엠은 5일 중국기업 화유코발트와 합작해 설립하기로 했던 포항 전구체 공장 투자계획을 백지화했다. 2023년 5월 포스코퓨처엠과 화유코발트의 2차전지소재 사업 관련 투자 양해각서 체결식에서 양사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실제 이자부담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회사는 상반기 이자비용으로 416억 원을 지출했는데, 지난해 상반기보다 170.8% 증가했다. 이같은 이자비용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406억 원보다 많은 것이다.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회사는 대규모 선투자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적극적 설비 확충에 기반해 회사의 이익창출력은 제고되겠으나, 과중한 투자자금 소요로 점진적 차입금 증가와 재무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사는 부채비율을 200% 미만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장에서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회사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투자 축소에도 절대적 증설투자 규모는 이익창출력보다 여전히 과중한 수준으로, 재무부담 상승폭 완화는 2025년부터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지속 언급되는 유상증자는 재무부담 확대를 통제할 수 있지만 실행 여부, 시기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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