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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I 버블' 붕괴 리스크에 애플도 시험대 올라, 아이폰16 기대감 불안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4-09-04 15: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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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I 버블' 붕괴 리스크에 애플도 시험대 올라, 아이폰16 기대감 불안
▲ 애플 아이폰16 시리즈에 적용되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다면 큰 폭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의 다양한 기기에서 구동되는 애플 인텔리전스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 주가가 재차 큰 폭으로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인공지능(AI) 버블’ 붕괴 우려가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애플 주가에도 상당한 여파가 예상된다.

애플이 이른 시일에 공개하는 아이폰16 시리즈의 인공지능 신기술에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지만 제품 판매 증가로 이어지거나 새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이어온 배경은 9일 출시행사를 앞둔 아이폰16 시리즈에 투자자들의 낙관적 전망이 퍼진 덕분으로 분석된다.

아이폰16 시리즈는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 ‘애플 인텔리전스’가 적용돼 출시되는 첫 제품이다. 스마트폰 사용 경험과 편의성을 개선하는 기능이 추가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현재 미국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인공지능 기술 상용화 계획이 처음 공개된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 개최 직전과 비교해 약 39% 상승했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소비자들의 교체수요를 자극해 아이폰16 시리즈 판매 급증을 이끌 것이라는 주요 증권사들의 전망이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애플의 주가 상승이 불안한 상태에 놓였다고 바라봤다. 애플 인텔리전스 관련 기능이나 아이폰16 판매량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 주가가 크게 상승한 데는 지난해부터 미국 증시에서 이어지고 있는 인공지능 관련주 투자 열풍도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IT기업이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 성장에 힘입어 다방면으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애플도 이러한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공지능 열풍이 빠르게 사그라들며 관련 종목 주가에도 거품이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든다.

미국 인공지능 ‘대장주’로 꼽히는 엔비디아 주가가 최근 여러 차례에 걸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AI 버블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시각 3일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만에 9.53% 떨어졌다. 그 뒤 장외 시장에서도 2% 넘는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정부의 독점규제 가능성과 향후 실적에 관련한 증권사의 부정적 전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 'AI 버블' 붕괴 리스크에 애플도 시험대 올라, 아이폰16 기대감 불안
▲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엔비디아 주가는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8월28일에도 하루 만에 6% 넘는 하락폭을 보였다. 이처럼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회의적 시각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애플이 아이폰16 출시 행사에서 자세히 선보일 인공지능 관련 기술과 신기능이 소비자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 한다면 주가에 비슷한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만약 애플의 기술력이 아이폰을 비롯한 제품 판매 증가를 이끌기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면 현재 주가에 반영된 투자자 기대감도 한순간에 사그라들 가능성이 충분하다.

결국 엔비디아 다음에는 애플이 인공지능 버블 붕괴에 관련한 시장의 우려를 나타내는 시험대에 오를 수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기술 투자 전문펀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의 인공지능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회의론은 계속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애플의 인공지능 사업 전략은 이미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핵심 기능 업데이트 일부가 내년으로 미뤄졌고 미국 영어 이외의 언어 지원 계획도 현재는 정해지지 않았다.

결국 인공지능 기술 도입 효과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현재 애플의 이익 전망치 대비 주가도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나치게 고평가되어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주가 하락 리스크에 매우 취약한 셈이다.

애플 매출은 지난 7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인공지능 기술 도입에 따른 효과가 제품 판매실적 등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전까지는 기업가치를 증명하기 쉽지 않다.

인공지능 기술이 아이폰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증권사와 조사기관들의 예측은 엇갈리고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전 세계 3억 대 이상의 아이폰이 교체 시기를 맞았다고 분석한 반면 대부분의 소비자는 인공지능 기술을 신제품 구매 이유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애플이 인공지능 버블 붕괴를 피해 주가를 방어할 수 있을지는 아이폰16 출시 행사에서 소비자들에게 인공지능 기술의 필요성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애플 주가는 일반적으로 새 아이폰을 공개한 날 크게 떨어진 사례가 많았다”며 이번에는 기업가치가 특히 고평가된 만큼 주가 하락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렸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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