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이 인권침해 의혹을 받아 ‘김성근 리더십’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번 사태가 기업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는 만큼 김 감독의 거취를 빨리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스포츠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김 감독의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김 감독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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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 |
엠스플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김 감독은 9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한 권혁 선수에게 ‘진통제투혼’을 강요했고 권 선수가 이를 거절하자 “수술을 할거면 자비로 해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이 수술비를 지원해 사태는 일단락됐다.
김 감독과 권 선수의 갈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권 선수는 9월 팔꿈치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갔는데 9월 말 2군에 새로운 ‘공지사항’이라는 제목의 내부규율이 내려왔다.
이 문서에 ‘한 달에 한 번 휴식일 외박가능’ ‘선수단 휴일(월요일) 외박금지’ ‘실내연습장 뒷문 출입금지(CCTV확인)’ 등 새로운 행동강령이 추가됐다. 권 선수가 2군에 가자마자 2군의 내부규율을 강화한 것을 두고 김 감독의 보복성 지시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CCTV를 감시하는 수단으로 쓴 점은 현행법상 불법이고 다른 조항들도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 이에 대해 구단은 “부풀려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김 감독이 선수들을 대하는 인식과 태도에 대한 논란은 사실 오래 전부터 있었다. 특히 투수를 혹사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 당겨쓰기, 선발투수의 불펜겸업 등의 전략을 즐겨 사용하는데 2014년 한화이글스에 부임한 뒤 주요선수들의 부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권 선수도 ‘선수혹사’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김 감독은 선수를 혹사한다는 비판을 받을 때마다 “혹사의 기준이 무엇이냐”며 “다른 팀도 선발로 나섰던선수가 불펜으로 나서거나 며칠간 연투하는 일이 있는데 우리만 혹사 논란이 나온다”며 책임을 회피해 왔다.
한화그룹은 이번 사태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선수혹사 논란을 넘어 인권침해 논란으로 확산되는 만큼 사안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특히 프로야구구단이 기업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한화그룹이 이번 사태를 간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근 리더십’은 투혼이나 열정 같은 이미지에서 구시대, 독선 등의 이미지로 변하고 있어 한화그룹이 김 감독과 계속 함께하기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 감독의 거취문제를 놓고 직접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그룹 이미지를 위해 빠른 결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