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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10년 만의 보험업 진출 '반값 매직', 임종룡 금융당국과 관계 회복 더욱 절실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4-08-29 14: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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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ABL생명을 시장 전망보다 낮은 가격에 품으면서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필요한 포트폴리오를 또 하나 채웠다.

우리금융은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우리아비바생명 매각 이후 10여년 만에 보험업에 재진출한다.
 
우리금융 10년 만의 보험업 진출 '반값 매직',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7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룡</a> 금융당국과 관계 회복 더욱 절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금융당국과 관계를 회복해야 하는 이유가 더 커졌다.

다만 최종 인수까지 금융당국의 승인이 남아 있는 만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불거진 내부통제 문제를 가다듬고 금융당국과 관계 회복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증권가 의견을 종합하면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는 시장예상보다 낮은 가격으로 이뤄져 자본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금융은 전날 1조5493억 원에 동양생명과 ABL생명 지분을 사들이는 계약을 맺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 인수가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추정 순자산가치 2조3천억 원의 0.67배 수준으로 시장 예상보다 상당히 낮았다”며 “우리금융의 인수에 따른 보통주자본비율 하락 폭은 0.10%포인트 이내로 미미하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는 자본비율 영향이 예상 대비 제한적인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은 상황을 고려할 때 다변화한 이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증권가 호평의 이유로는 동양·ABL생명 시가총액이나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등을 고려하면 많게는 3조 원 중반까지 인수가격으로 제시될 것으로 전망됐던 점이 꼽힌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그동안 공언한 대로 ‘오버페이’ 없이 자본타격을 최소화하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기점을 찍은 셈이다.

자본시장 전체를 놓고 봐도 이번 인수는 보험사 인수합병 시장에 지니는 의미가 적지 않다.

새 회계기준 도입 뒤 보험사 인수합병 사례가 없었던 만큼 보험사 인수전에서 적정가치 산정이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도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앞서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발을 들였다 적정가 산출에 어려움을 겪었고 발을 뺀 경험이 있다.

이번 값싼 인수가에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모회사 다자보험그룹이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는 특수성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중량급 매물이 오버페이 없이 팔린 만큼 앞으로 보험업계 인수합병시장에서는 이번 사례가 기준점이 될 수밖에 없다. 동양생명은 생보업계 수입보험료 기준 6위, ABL생명은 업계 9위로 둘을 합치면 자산 규모 기준 50조 가량의 중량급 보험사가 탄생한다.

임 회장이 우리금융과 보험업게 인수합병시장에 큰 흔적을 남긴 셈이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고비는 있다.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로 기관 제재를 받을 수 있어서다.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사는 다른 금융사 최대 주주가 되려면 최근 1년 동안 기관 경고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시장에서는 KB금융그룹이 10년 전 LIG손해보험을 인수할 때 기관경고를 받았지만 당국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리금융 10년 만의 보험업 진출 '반값 매직',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7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룡</a> 금융당국과 관계 회복 더욱 절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다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앞장서서 우리금융을 비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 회장이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이 원장은 25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우리은행이 법상 보고를 제때 하지 않은 부분은 명확히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고, 20일에는 우리금융을 ‘신뢰가 힘든 수준’이라 평가했다.

시장에서도 이같은 부분을 의식해 인수 관련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불거진 전임 회장 관련 노이즈는 넘어야 할 산”이라며 “우리금융이 구체적 인수 시점을 밝히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이날 스페셜리포트에서 “손태승 전 회장의 부정대출 사건과 관련한 대주주 적격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며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따라 이번 인수가 승인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금융당국의 제재 수준 및 최대주주 자격 승인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위원장 출신인 임 회장은 당국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한동안 관계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 개인적으로도 3년 임기 반환점을 갓 지난 만큼 연임 여부를 떠나 이제는 성과를 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임 회장은 8월 초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다. 이번 보험사 진출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면 NH농협금융 회장 시절처럼 인수합병으로 그룹 전반의 체질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임 회장은 자세를 한껏 낮추고 당국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전날 임원회의에서 “조사·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히 따르겠다”며 “(인수합병은) 이제 계약서에 서명한 것에 불과하며 앞으로 사업계획 수립과 금융당국 승인 등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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