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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국혁신당 차규근 "상속세 개편은 기업경쟁력 제고와 관계없어"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4-08-16 16: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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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국혁신당 차규근 "상속세 개편은 기업경쟁력 제고와 관계없어"
▲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비즈니스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상속세 개편 추진 등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차규근 의원실>
[비즈니스포스트] “상속세를 감면해 준다고 해서 정부가 말하는 ‘기업경쟁력 제고’와 ‘조세체계 합리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습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정부의 '2024년 세법개정안'에 담긴 상속세 개편 방안을 놓고 "기업 활동 활성화보다는 자산가들의 부담을 줄여줄 뿐"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7월 세율 인하와 최대주주 주식상속 할증평가제 폐지 등 상속세 부담 완화와 가업상속공제 적용 확대를 뼈대로 하는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야권에선 정부의 세법개정안을 ‘부자감세’라 비판하면서 오는 9월부터 시작될 정기국회에서 논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국혁신당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소속인 차 의원은 정부의 상속세 감면 뿐 아니라 현재 매출액 5천억 미만인 기업이 적용받는 ‘가업상속공제’ 적용 확대에 관해서도 불합리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관해서는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낮추고 금투세의 합리적 부분은 살릴 수 있도록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차규근 의원을 상속세와 가업상속공제 개편, 금투세 등에 관한 견해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 차 의원과 진행한 일문일답 내용이다.

- 과세표준 변경·최고 상속세율 인하 등 정부가 추진하는 상속세 개편을 ‘부자감세’라 비판했다. 문제점은 무엇인가.

“정부는 상속세 개정의 이유로 기업경쟁력 제고와 조세체계 합리화를 통한 세 부담 적정화라는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살펴보면 2023년 기준 상속세 결정세액 51조7천 원 가운데 유가증권은 14조9천억 원(28%)이고 토지와 건물이 28조 원으로 55%가량을 차지한다. 따라서 상속세 부담을 낮추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것은 부동산 부자들이다. 부동산 부자들 세금 깎아주는 것과 기업경쟁력 제고가 무슨 관계가 있나.

정부가 상속세 감면으로 기업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건 입증도 되지 않는 ‘낙수효과’ 신화에 기대 자산가들의 세 부담을 화끈하게 줄여주는 것에 불과하다. 낙수효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파산선고를 내린 이론인데 계속 얘기하는 건 ‘낙장불입’(낙수효과는 장기적으로 입증되지 않는)이라고 본다.

상속세 부담이 과도하다는 것도 따져봐야 할 문제다. 상속세 최고세율이 50%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납부 상위 20%로만 봐도 27.2%로 뚝 떨어진다. 안 그래도 ‘세수 펑크’가 심각해 ‘재정 파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상속세 감면을 추진하는 것이 책임 있는 국정운영 방향인가."

- 민주당에서는 중산층의 상속세 부담 완화를 위해 일괄공제액을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조국혁신당의 중산층 상속세 부담 완화 방안은 무엇인가.

“일단 상속세는 상속재산이 있는 전체 피상속인 29만2545명 가운데 상위 6.5%인 1만9944명만 내는 세금으로 중산층이 내는 세금이 아니다. 1만 9944명 중에서도 상위 10%에 해당하는 2천여 명이 전체 상속세의 83.6%를 낸다. 

상속세 가장 끄트머리에 강남 고가주택이나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이 포함될 수 있다 하더라도 여전히 ‘초고액 자산가’들에게 부담이 되는 세금이지, 집 한 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는 세금이 아니다. 그러니 중산층 상속세 부담 완화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다만 상속세 공제기준을 설정한 지 28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합리적인 선에서 공제기준을 상향하는 정도는 논의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정부가 기회발전특구 이전 기업에 대해 매출액과 관계없이 가업상속공제를 적용 추진을 밝혔는데 이에 관해 오히려 가업상속공제가 사회불평등을 심화시키고 혁신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그 이유는.

“먼저 ‘기업의 주인이 누구인가?’ 하는 물음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 사업 규모를 확장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자본을 끌어다 기업공개하고 상장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상장까지 해놓은 기업들이 영위하는 사업이 ‘가업’일 수가 있나. 

이건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지배구조인 ‘재벌’ 체계에서나 통용되는 이야기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대표적 국가인 일본도 비상장 기업에만 적용하고 있다.

게다가 1997년 도입된 우리나라 가업상속공제는 30년도 안 돼 적용대상이 매출액 1억 원에서 5천억 원까지 확대됐다.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 중견기업 중에 92.4%가 이미 가업상속공제 대상이다. 가업상속공제가 최대주주의 높은 상속세를 우회하기 위한 통로인 ‘기업상속공제’로 변질된 지 오래다.   

최대주주 일가가 상속세 안내고 대대손손 기업 경영하면서 최대주주로 남아있는 게 기업경쟁력에 보탬이 되나. 부의 대물림을 통해 대대손손 최대주주를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데 무슨 경쟁이 발생하고 혁신이 되나.

오히려 가업상속공제 적용요건과 대상을 면밀히 심사하고 사후 관리도 강화함으로써 기술이전과 고용유지 등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인터뷰] 조국혁신당 차규근 "상속세 개편은 기업경쟁력 제고와 관계없어"
▲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차규근 의원실>
- 이슈로 떠오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관한 입장은 무엇인가.

“금투세는 장점이 있는 세금이다. 지금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과세체계는 펀드 따로, 파생상품 따로, 비상장 주식 따로, 해외주식 따로 과세하고 손익 통산도 안 되는 그야말로 중구난방이다. 이를 금투세로 일원화하고 개인별로 손익을 따져 과세하는 장점은 분명히 살려야한다.

지금은 상품별 과세로 A 펀드에서 3천만 원 수익, B 펀드에서 5천만 원 손해를 봐서 전체적으로 2천만 원 손해를 봤는데도 수익을 거둔 A 펀드에 과세하지 않나. 금투세는 손익을 통합계산하고 이월공제까지 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런데 정부여당이 폐지만 앞세우고 있으니 제도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줄일 법 개정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국회에서 하루빨리 여야가 금투세와 관련한 논의를 해야 한다."

- 개인투자자들은 금투세가 국내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강력히 반대하는데.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대목 중에는 합리적인 부분도 있다. 대표적으로 현재 금투세는 증권사가 반기마다 원천징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짐으로써 투자금을 감소시키고 복리효과를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일 년에 한 번 확정 신고하는 방식으로 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 일각에서는 금투세가 부자감세라거나 사모펀드들의 세금을 깎아준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금투세가 사모펀드에 이득을 주기 위한 것이란 주장은 과도한 내용이다. 펀드가 현재 약 600조 원 정도 운영되고 있는데 전체 사모펀드 가운데 금투세가 적용되는 개인투자는 16조~17조 원 정도로 3%밖에 안 된다. 더구나 펀드 중 환매가 제한되는 폐쇄형 펀드가 60%다. 또 사모펀드들 중에서도 주식이 아닌 사회간접자본(SOC)이나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펀드비중이 상당하다.

금투세가 부자감세라는 것도 모순이다. 금투세가 부자한테 유리하다면 부자들이 주식시장에 더 뛰어들지 않겠나. 그런데 왜 부자들이 금투세를 반대하면서 저항해 떠난다고 하는가.”

차규근 의원은 1968년에 태어나 대구 달성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변호사로서 YMCA 시민권익변호인단, 한센병 소송지원변호인단으로 활동했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 국적난민과 과장으로 일했으며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장으로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조치를 승인해 검찰로부터 기소되기도 했다.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조국혁신당에 입당해 비례대표 10번을 부여받아 제22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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