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3월31일 칠레 안토파가스타주에 위치한 에스콘디다 광산에서 BHP 빌리톤 소속 노동자들이 노천 구리 채굴지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전기차 전환 목표 달성이 배터리 소재 광물 부족으로 불투명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리튬이나 구리와 같은 광물은 다른 유망 산업들에서도 높은 수요를 보여 채굴을 늘려야 할 필요성도 거론된다.
13일(현지시각)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미국 미시간대와 코넬대 공동 연구 결과를 인용해 “정부가 제시한 전기차 전환 목표에 맞출 만큼의 구리를 채굴하기 어렵다”라고 보도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2032년부터 미국 내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평균 이산화탄소(CO
2) 배출량을 2026년과 비교해 56% 줄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사실상 신차 가운데 절반 이상을 전기차로 바꿔야 가능한 목표다.
EU나 캐나다도 내연기관차를 단계적으로 줄여 2030년에서 2040년 사이 전기차로 완전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
그러나 각국의 이러한 전기차 목표 시점이 무색하게 구리와 같은 광물 부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리튬과 코발트 그리고 니켈 등 전기차 배터리에 핵심 광물들이 풍력발전 터빈이나 태양광 패널에도 필수로 들어가 공급이 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전기차 내부 배선에 사용하는 구리 또한 전 세계적으로 전력망이 확장돼 갈수록 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오토모티브뉴스는 “미국과 유럽 정부가 내걸은 전기차 전환 목표 시점을 맞추기에는 배터리에 필요한 광물 공급이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또한 올해 5월 보고서에서 현재와 같은 광물 생산 속도에 견줘 보면 2035년 전 세계 리튬 공급량이 수요의 50%, 구리는 30% 부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에 2040년부터라도 주요 광물 수요를 충족하려면 8천억 달러(약 1088조2520억 원)가 새로운 채굴에 투자돼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대안도 떠오르고 있지만 최소 10년 정도는 기술력을 끌어 올려야 전체 광물 수요의 28% 정도만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팀 일원인 미시간대 애덤 사이먼 지구환경 교수는 하이브리드차에 들어가는 광물 분량이 전기차보다 적다는 점을 짚으며 하이브리드차 확대를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