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가 여성특화보험에 힘입어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자극을 받은 다른 손해보험회사들도 금융당국의 규제 개선에 발맞춰 여성을 중심에 둔 보험상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어 여성특화보험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사진)가 호실적을 통해 여성특화보험시장 성장성을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12일 삼성화재는 우리은행과 손잡고 우리은행 계좌가 있는 임산부가 무료로 가입할 수 있는 미니보험 상품인 ‘우리함께 엄마준비 안심보장보험’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8일 보험개혁회의에서 저출산 대책 차원에서 그동안 보험 대상 포함 여부가 다소 모호했던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보험상품의 보장 대상으로 편입하기로 결정하자 삼성화재가 발 빠르게 상품을 선보인 것이다.
이번 상품은 삼성화재가 여성을 테마로 하는 보험상품군을 확대해 여성특화보험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여성특화보험시장은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보험 가입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보험회사들이 새롭게 개척하고 있는 시장이다.
여성의 경제 활동이 늘어나면서 상품 구매력이 확대됐고 여성이 남성에 비해 의료서비스 지출에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보험연구원은 6월 보고서에서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여성 특화 건강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측면에서 기존 상품과 차별점을 지닌다”며 “최근 출시된 여성을 위한 보험상품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점에서 밝은 성장이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여성특화보험이 보험회사의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한화손해보험의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8% 증가한 순이익 2547억 원을 냈다. 반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이다.
이런 호실적은 지난해 취임한
나채범 대표가 여성특화보험을 한화손해보험의 주력상품으로 키우고 있는 전략을 배경으로 한다.
나 대표는 여성의 건강한 삶을 위한 특화 서비스인 ‘펨테크’에 주목했고 이후 여성 관련 질환을 보장해주는 보험과 서비스를 연이어 시장에 선보였다.
한화시그니처여성건강보험은 지난해 7월 출시된 이후 8개월 만에 신계약 매출 기준 100억 원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손해보험은 상반기 호실적을 두고 ‘유방암예후예측검사비’와 같은 신규 특약을 지속적으로 시그니처여성건강보험에 탑재해 차별화한 상품을 시장에 제공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하고 있다.
▲ 현대해상도 8월 '굿앳굿여성건강보험'을 출시하면서 여성특화보험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해상> |
이러한 한화손해보험의 호실적 행진에 자극을 받은 다른 손해보험사들도 여성특화보험을 출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흥국화재는 5월 모녀가 가입하면 할인 혜택을 주는 ‘무배당 흥Good 모두 담은 여성 MZ보험’을 출시했고 현대해상은 8월 여성의 생애주기에 따른 질환을 맞춤형으로 보장하는 ‘굿앤굿여성건강보험’을 선보였다.
생명보험회사들도 여성특화보험 출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NH농협생명은 5월 ‘핑크케어NH건강보험’을, 신한라이프는 6월 ‘신한건강보장보험 ONE더우먼’을, ABL생명은 8월 ‘ABL THE톡톡튀는여성건강보험’을 각각 출시했다.
한화손해보험도 여성 특화 보험사라는 이미지를 시장에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보험회사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기존 보험상품을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4분기 한화시그니처여성건강보험의 3번째 버전이라 할 수 있는 ‘한화시그니처여성건강보험 3.0’을 선보일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하반기에도 여성보험 등 고가치 상품 중심의 영업 확대를 통해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