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 인공지능 스타트업 그로크가 삼성 카탈리스트 펀드를 비롯한 투자자들에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그로크의 언어 처리장치(LPU)를 활용한 챗GPT 인공지능 서비스 시연 화면.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사에 포함된 북미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그로크(Groq)가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삼성 벤처투자 펀드도 투자자로 참여한다.
그로크는 5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6억4천만 달러(약 8800억 원)에 이르는 시리즈D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블랙록이 주도한 이번 투자에는 누버거버먼과 타입원벤쳐스, 시스코인베스트먼트 등 여러 글로벌 투자기관이 참여했는데 삼성 카탈리스트펀드도 투자사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 카탈리스트펀드는 삼성전자 산하 삼성전략혁신센터(SSIC)의 벤처투자 펀드다.
마코 치사리 SSIC 센터장은 “그로크를 지원하게 돼 기쁘다”며 “그로크 반도체의 생성형 인공지능 추론 성능과 속도는 업계 전체를 선도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로크는 이번 투자에서 기업가치를 28억 달러(약 3조8500억 원)로 인정받았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관계자들은 그로크가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25억 달러 안팎의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를 웃돈 것이다.
조너선 로스 그로크 최고경영자(CEO)는 구글의 자체 프로세서 ‘텐서’ 시리즈 설계를 담당하던 인물로 2016년에 인공지능 반도체 스타트업 그로크를 설립했다.
그로크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구현에 특화한 인공지능 반도체를 주력으로 한다. 특히 언어모델 구동에 적합한 언어처리장치(LPU)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PU는 인공지능 연산과 학습에 활용되던 기존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비교해 속도는 빠르고 가격은 저렴하다는 장점을 안고 있다.
그로크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신설하는 파운드리 공장에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긴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4나노 미세공정 관련 계약도 체결했다.
조너선 로스 CEO는 6월 삼성전자 미국 파운드리 포럼에도 참석해 그로크와 협력 내용을 소개하는 등 원만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는 “그로크는 급성장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갈 수 있는 스타트업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