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인터넷·게임·콘텐츠

엔씨소프트 8년 만에 외부투자 재개, 김택진 리니지 대체할 '캐시카우' 찾는다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4-08-01 15:02:26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비즈니스포스트] 대표작 리니지 시리즈의 부진으로 실적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새 성장엔진 확보를 위해 8년 만에 외부 지분투자와 적극적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외부 게임사 지분투자, M&A 등에는 경쟁사에 비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최근 8년 만에 외부 게임개발사 투자를 결정했다. 회사는 외부 지적재산(IP) 수혈을 통해 새 게임 성장동력을 확보해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8년 만에 외부투자 재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07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택진</a> 리니지 대체할 '캐시카우' 찾는다
▲ 엔씨소프트가 최근 스웨덴의 신생 게임 개발사 문 로버 게임즈에 350만 달러 초기 투자를 단행했다. <문 로버 게임즈 홈페이지 갭처> 

1일 엔씨소프트가 스웨덴 게임 개발사 '문 로버 게임즈'에 350만 달러(한화로 약 48억 원) 규모로 투자를 단행한 것을 놓고 올해 신규 투자와 M&A를 예고했던 엔씨소프트가 본격적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로버 게임즈는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M&A 후보군으로 검토해온 기업이다. 지난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설립됐으며, 창립 멤버는 EA DICE 출신들로 구성돼 있다. 배틀필드 시리즈, 파 그라이 등 유명 1인칭 슈팅게임(FPS) 제작에 참여한 개발진을 두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문 로버 게임즈의 시드 라운드 투자에 단독 투자했으며, 향후 추가 투자와 퍼블리싱(배급) 권한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최근 사업구조 재편 전략에 부합하는 선택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벗어난 새로운 게임 포트폴리오 확대와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는데, 문 로버 게임즈가 서구권에서 인기가 높은 1인칭 슈팅게임을 개발하는 기업이어서 가장 적합한 투자 대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슈팅 장르게임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잠재력이 높은 기업"이라며 "이번 투자는 앞으로 엔씨소프트가 보여줄 변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 로버 게임즈가 엔씨소프트의 실적 개선에 당장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은 아닌 만큼, 향후 추가 지분투자나 인수합병에 더 관심이 쏠린다. 문 로버 게임즈는 현재 5명 규모의 초기 스타트업 단계로, 협동 FPS 신작을 개발하고 있지만 개발 초기에 머물러 있다.  

박 공동대표는 이달 중 국내 게임 개발 스튜디오에 대한 지분과 판권투자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회사가 앞서 연내 M&A 결과를 내겠다고 밝힌 만큼, 업계에서는 게임 기업 인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M&A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아붓고 있다"며 "올해 내 진행하는 투자에 대한 방향성을 실질적 결과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IP를 가진 게임 기업을 인수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로 주로 국내 매출에 의존해왔는데, 해외에서 영향력을 높일 만한 게임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르면서, 해외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만큼, 당장 실적에 도움을 줄 만한 IP를 가지고 있거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게임 개발사가 주요 인수 후보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5일 진행될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관련 내용이 공개될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자체 경쟁력이 있는 MMORPG 또는 유사 장르를 제외한 게임 포트폴리오를 가진 기업을 중심으로 인수 후보군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비 게임사 인수 가능성도 내비쳤지만, 게임 개발사로서의 정체성이 강하고, 최근 대내외 환경도 긍정적이지 않은 만큼 인수 후보 역시 게임 개발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가 외부 게임 개발사에 투자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드래곤빌리지' IP로 유명한 하이브로 지분을 29.10% 취득했는데, 올해 초 지분 전량을 정리했다.  
 
엔씨소프트 8년 만에 외부투자 재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07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택진</a> 리니지 대체할 '캐시카우' 찾는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이사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다른 주요 게임사들이 외부투자와 M&A를 통해 외연을 확장해온 것과 달리 자체 리니지 IP를 통한 내부 개발에 집중해왔다. 회사가 다른 회사를 인수한 것은 12년 전인 2011년 엔트리브소프트 인수가 마지막이다. 

앞서 2000~2010년대에는 비교적 활발하게 인수 거래를 이어왔지만, 잇따라 실패를 겪으면서 사실상 M&A 작업을 중단하고 보수적 태도를 유지해왔다. 

데스티네이션게임즈(2001년)을 시작으로 2002년(판타그램, 아레나넷), 2006년(제이인터랙티브), 2008년(크레이즈다이아몬드), 2009년(제페토), 2010년(넥스트플레이), 2011년(핫독스튜디오, 엔트리브소프트)에 게임사를 인수했다. 그러나 인수된 기업들이 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아레나넷, 넥스트플레이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청산됐다.

마지막 M&A 거래인 엔트리브소프트에는 1075억 원을 투입했는데, 피인수 직후 적자를 이어가다 올해 초 폐업했다. 당시 청산가치는 36억 원이었다. 
 
엔씨소프트가 그동안 인수 실패에도 다시 외부 지분투자와 M&A에 시선을 돌린 것은 기업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강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택진 대표는 창립 이후 엔씨소프트를 이끌어 왔는데 지난해 말 전략 투자에 잔뼈가 굵은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하는 등 리더십에 변화를 준 뒤 외부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리니지 시리즈의 실적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쓰론앤리버티(TL) 등 신작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회사 안팎에선 거센 위기론이 일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2012년 2분기 이후 약 12년 만에 첫 분기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정희경 기자

최신기사

서울중앙지검 조국 출석 연기 요청 허가, 오는 16일 서울구치소 수감
하나금융그룹, 저축은행·캐피탈 등 9개 관계사 CEO 후보 추천
한 총리 "계엄 선포 뒤 윤 대통령과 한두 번 통화, 내용 공개는 부적절"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19일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철회하자"
정치불안 속 고환율 장기화 조짐, 타이어 업계 수출 환차익에도 불확실성에 긴장
[오늘의 주목주] '소강국면' 고려아연 9%대 내려, 카카오게임즈 18%대 급등
한미약품 주총서 국민연금 4자연합 지지, 임종윤·임종훈 궁지에 몰렸다
[재계 키맨] 11년째 대표 넥슨게임즈 박용현, K-게임 세계 알릴 신작 개발 주도
'생보법 기대' 제약바이오주 관건은 글로벌, 녹십자 펩트론 유한양행 주목
미국 자동차 '빅3' 중국 CATL과 맞손, LG엔솔·SK온·삼성SDI과 협력 뒷전 밀리나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