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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호우로 '몸살' 파리 올림픽, 국제 스포츠대회도 기후대책 필요성 커져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08-01 14: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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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호우로 '몸살' 파리 올림픽, 국제 스포츠대회도 기후대책 필요성 커져
▲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시내 에펠탑 인근에 설치된 스프링쿨러 인근에서 몸을 식히고 있는 방문객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올림픽 경기가 폭염과 때아닌 호우 등 이상 기후에 대회 진행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앞으로 열릴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는 이번과 같은 이상 기후에 따른 혼란을 방지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31일(현지시각) 가디언은 파리 올림픽 옥외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이 35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을 비롯한 학계에서는 이에 파리에서 발생한 고온은 기후변화가 원인이라고 바라봤다. 기후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현재보다 기온이 약 2.5~3.3도 낮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프레데리케 오토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기후학자는 "기후변화는 이제 올림픽 경기에까지 침투했다"며 "대기에 온실가스가 이렇게 과하게 유입되지만 않았어도 이 시기 파리 기온은 약 3도 정도 시원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옥외에서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은 극심한 열을 견디기 위해 얼음 조끼를 매고 출전하기도 했다.

미국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는 "많은 현지 주민들은 우리처럼 얼음 조끼를 제공받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휴식 시간에 에어컨 바람을 쐬는 혜택도 누릴 수 없다"며 "그들에게 이런 더위는 죽음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폭염 외에도 파리는 지난 며칠 동안 지속적으로 쏟아진 호우로 경기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파리시는 이번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수영 경기를 센강에서 치르기로 했는데 연이어 내리는 비 때문에 연습경기 개최를 취소하고 본 경기도 연기해야 했다.

빗물로 시내 거리나 하수구에 있던 오물이 역류해 센강으로 유입되면서 수질이 심각하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원래 30일 열릴 예정이었던 남성과 여성 트라이애슬론 경기를 31일로 연기해 개최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이번 달 5일 개최를 앞둔 혼성 트라이애슬론 경기도 제때 열릴 수 있을지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마크 애덤스 국제올림픽위원회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가 이번 올림픽에 확실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금 이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고 스포츠는 우리가 주어진 조건에서 치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센강에서 열릴 수영 경기는 파리시가 이번 올림픽에서 준비한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실제로 파리시는 이번 올림픽을 위해 센강 수질 정화에만 약 15억 유로(약 2조2천억 원)을 투입했다.
 
폭염과 호우로 '몸살' 파리 올림픽, 국제 스포츠대회도 기후대책 필요성 커져
▲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연기됐던 남성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열렸다. <연합뉴스>
매틴 듀란 미국 빌라노바 대학 사회 환경공학 교수는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파리시는 이번 올림픽을 기획하면서 건조한 시기가 찾아오길 기도하며 도박을 건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그 도박을 실패해 파리에는 30년 만에 가장 습한 시기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향후 개최되는 올림픽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요인의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듀란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량 변화를 고려하면 파리시와 같은 하수구 역류 사태는 앞으로 얼마든지 더 벌어질 수 있다"며 "일부 도시는 이런 문제에 대비해 지하 수조를 마련하는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데 지구온난화가 극심해지기 이전에 설계된 것들이라 쉽게 무력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레디레케 오토도 "2028년 하계 올림픽이 열릴 로스앤젤레스는 파리 올림픽을 반면교사 삼아 개인용 차량을 줄이고 녹지 공간을 더 마련하는 등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염과 관련해서도 협회 차원에서 조직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세바스티안 코 세계육상협회 회장은 로이터를 통해 "통계에 따르면 스포츠 선수 가운데 75%가 이미 훈련 과정에서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며 "선수들은 이미 극심한 열과 환경 변화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해수면 상승 추세도 보면 우리 연맹에 가입된 일부 국가 출신 선수들은 20년 뒤에는 더 이상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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